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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어떻게 증오를 이용하는가《인도 수구 세력 난동사》 by 착선


지난 대한민국 20대 총선에서 정의당은 지역구 253석 중 2석을 차지했습니다. 만약 20년 뒤, 정의당이 두자리수 의석도 아닌, 제1야당도 아닌, 집권당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군소 정당이 거대 정당을 이기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인도의 집권당은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당시부터 존재해온 회의당이었습니다.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부터 시작된 회의당의 지배는 인디라 간디, 라지브 간디 등으로 이어지며 40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속되었으며, '네루 왕조' 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이에 반해 인도의 인도국민당은 1984년에 545석 가운데 2석밖에 얻지 못한 군소정당이었습니다. 그러나 인도국민당은 그로부터 15년만에 집권당의 자리에 오릅니다.

영국이 인도를 식민통치하는 동안 수많은 피해를 입혔지만, 어찌보면 더 큰 피해는 식민통치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영국은 식민통치를 하기 위해 종교갈등을 이용했고, 힌두와 이슬람간에 생긴 불화는 점점 커졌습니다. 폭력은 폭력을 낳았고, 왜 상대를 증오하게 되었는지도 잊은 채 증오를 거듭했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분리되었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엄청난 폭력과 범죄는 힌두와 이슬람 사이에 결코 이어질 수 없는 벽을 만들어놓았습니다. 정치는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는 커녕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부추겼습니다. 타자에 대한 맹목적 적의는 공동체에 대한 맹목적 충성이며, 이를 이용한 것은 회의당이었고, 다른 정당들이었으며, 인도국민당이었습니다.

회의당의 장기 집권을 이끈 인디라 간디는 빅부격차가 심해지는 등 경제위기를 불러왔으며, 헌정을 중단시켰습니다. 야당 정치인을 구속하고 산아제한을 한다는 명분하에 빈민 남성들을 강제로 잡아들여 불임수술을 자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종교적 적대국가인 파키스탄을 활용한다는 전형적인 보수 세력의 전략을 구사하여 지지 기반을 유지했습니다. 자신의 국정 실패에 대한 비판의 물꼬를 돌리기 위해 종교 근본주의 세력을 암암리에 지원했고, 군대를 시크교 성지인 황금사원에 투입해 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정치적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종교인을 적으로 규정하고 학살한 인디라 간디는 결국 시크교도에 의해 살해당했으며, 사람들은 인디라 간디를 추모한다는 명목 하에 수천 명의 시크교도를 학살했습니다.

아드와니를 비롯한 인도국민당 정치인이 잇달아 행동 참가를 선언했고, 이어 전국에서 수십만 명의 행동 대원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군과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슬림의 성소가 잿더미로 변해 버렸다. 이 과정에서 232명이 살해되었고, 그 후로도 유혈 사태가 전국적으로 계속되어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러면서 더 큰 비극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분노에 찬 무슬림이 연쇄적으로 복수를 감행한 것이었다. 그들은 연쇄 테러를 일으켰고, 그러면 다시 힌두 세력이 집단 학살이라는 또 다른 복수를 자행했다. - p.125
회의당이 종교적 갈등을 뒤에서 활용한 반면, 인도국민당은 전면적으로 종교 공동체주의를 부추기며 세를 키웠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될 때 힌두교도들을 지원하며 전국적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힌두교를 믿는 사람만이 인도 민족이라는 극우 민족주의 사상을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집회를 통해 대규모 폭력을 선동했고, 그 결과는 수많은 사람들의 폭력, 성폭행, 그리고 죽음이었습니다. 인도국민당은 이슬람 사원을 파괴하고 천여명의 사람이 죽은 아요디야 사건을 통해 2석의 정당에서 제1당이 되었고, 천여명의 무슬림을 학살한 구자라뜨 사건 이후 총리를 배출했습니다. 사람들이 가진 무슬림에 대한 적의를 자극한 덕분에 인도국민당은 집권당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언제부터인가 서로가 서로를 죽이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종북 이데올로기처럼, 인도의 힌두 근본주의 이데올로기는 내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절대 권력이며, 절대로 부패했습니다. 종교의 이름을 빌린 폭력은 그 기반에 카스트 제도라는 계급문제와 경제문제가 있습니다. 하층 카스트들은 카스트 제도로 인한 불평등과 불합리를 무슬림을 향해 발산합니다. 정치는 그 행위가 상대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정당하다고 종용합니다. 저자들은 지배 계급이 만들어놓은 비참한 현실에 대한 불만을 가난한 피지배 민중끼리의 증오와 폭력으로 분출하도록 부추기는 정치가 계급 사회에서 항상 있어왔다고 말합니다. 정치권은 자본가와 중산층에게는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주고, 가난한 시민들에겐 분노를 폭발시킬 수 있는 적을 제공함으로서 지지를 유지합니다. 식민지 경험, 분단과 전쟁, 과도한 민족주의, 그것을 활용하는 정치권 등 인도의 모습은 비단 인도의 모습만은 아닐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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