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사건 - 3천만원 가지고 누구 코에 붙이나

태안기름유출사건. 1년전, 삼성중공업의 대형 해상크레인을 끌고 가던 예인선단이 항해도중 해상크레인을 묶고 있던 줄이 끊어져 해상크레인이 유조선을 강타, 기름이 유출되 태안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습니다. 피해예상액은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Fund)기준 피해규모 6013억원, 최대 1조원이 넘을거라는 추산도 있었던 사건입니다.

사건의 규모가 워낙 큰 탓에 피해보상은 점점 늦어졌고, 더군다나 올해 1월 터진 삼성특검 등으로 삼성에 대한 분노는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물론 특검 100여일만에 떡검은 삼성을 잡을수 없다는 결론을 보여줌과 동시에 국민들에게 또다시 돈이 최고라는 만능주의를 심어주게 되었죠. 하지만 삼성 관련 비리가 많은 상황에서 일어난 삼성 내부의 이미지 전환 움직임은 저로 하여금 태안에 대해선 어느정도 보상을 해 주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6월 23일 태안 사건 1심. 삼성중공업은 3000만원의 구형을 받았습니다. 이런..씨..성질 뻗쳐서 정말..내지마! 씨..차라리 그거줄거면 내지마! 라고 외칠만한 일이였죠. 개인끼리 주먹다툼하다가 이빨만 부러져도 몇백에서 운나쁘면 천만원대가 깨지는 시대에 3000만원이라니 말이 됩니까? 태안 한 가정이 입은 피해액만 해도 3000만원은 넘을겁니다. 그런데 가해자인 기업에게, 그것도 작은 기업도 아니고 한국 넘버원, 세계에서도 알아준다는 삼성에게 3000만원이라는 말을 들었을땐 어이가 없었습니다. 연애인인 배용준만 해도 3억 기부에, 배용준 팬들이 10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유명 연애인도 아니고, 팬들이 모은 돈이 1000만원입니다. 당시 아버지께 "삼성 1심판결 태안 벌금 3000이래" 라고 말했을때 아버지는 당연히 "3000억?" 이라고 되물었습니다. 설마 3000만원이라곤 상상도 못하셨겠죠. 더 황당한 것은, 삼성측에서 항소를 했다는 사실입니다. 전 당연히 2심에선 더 오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2심 판결. 유조선 선장과 당직 항해사에게 각각 금고 3년과 벌금 3천만원을, 유조선사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3천만원을 구형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눈여겨 봐야 할점은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유조선 측 선장과 항해사·회사에 금고및벌금형을 구형했다는 점입니다. 삼성측만 죄가 있다는게 아니라는거죠. 더군다나 형이 동급입니다. 50:50 쌍방과실이라는 판결입니다. 글쎄요..이 사건이 쌍방과실이였나요? 아무리 봐도 삼성측에 더 무게가 실리는 죄목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지엄하신 판사님께선 다르게 보셨나 봅니다. 더군다나 삼성측의 3000만원 벌금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인 태안주민들에겐 뭘 줄려고 그러시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특별법으로? 정작 사고친 기업에겐 무슨 책임을 묻겠다는 겁니까?

12월 10일, 한달후 최종판결이 나옵니다. 삼성측의 벌금 3000만원은 거의 기정사실화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3000만원. 누구 코에 붙이겠습니까? 1년전에 엄청난 피해를 입고 피눈물을 흘리며 1년간을 참아온 태안 주민들, 10년이 넘어도 정상화가 힘들거라는 태안에 고향이라고 떠나지 못하는 태안 주민들에게 잘못했다고 3000만원을 주시겠다는 겁니까?

삼성측에 묻습니다. 그리고 판사분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태안 주민들을 바라보며 3000만원을 건넬 수 있습니까?

by 착선 | 2008/11/11 23:43 | 개인생각 | 트랙백(2)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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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crystalsky님의.. at 2008/11/12 10:34

제목 : 삼성 기름유출 사건
태안사건 - 3천만원 가지고 누구 코에 붙이나 블로그가 있어 다행이다. 이런 것을 알 수 있게 되니까. 삼성 기름 유출 사건의 재판 결과가 나왔다. 2심까지. 삼성 벌금 3천만원 !!! 장난하냐... 그것도 2심까지 해서. 김장훈이 기부한게 5억이다. 노래하다 쓰러져 가면서 까지... 고생도 하고...흑흑 (그 외 너무 많은 분들이 후원하고 고생했죠) -,.- 주요 ......more

Tracked from 자폐 안아줘 at 2008/11/12 22:06

제목 : 사람들이 약간 잘못 알고 있는 것
태안기름사고 유조선측에 금고+벌금형 구형(종합) 삼성이 패소한 이번 사건은 민사사건이 아니라 형사사건이다. 산정된 벌금 3000만원은 말 그대로 벌금이지 태안 주민에 대한 피해배상액이 아니다. 그리고 민사사건과 형사사건은 별개이기 때문에 태안 주민은 이 판결을 바탕으로 하여 삼성에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이 판결에서 주목해야 할 건 벌금액이 아니라 법원이 삼성 측의 과실을 인정했다는 데에 있다. 삼성 측의 과실을 인......more

Commented by procol at 2008/11/12 00:03
법인에게 개인에게 내릴 수 있는 징역 등의 처벌을 내릴 수는 없다면(그렇다고 대표가 책임질만한 사건도 아니니), 상징적인 의미에서라도 벌금은 3천만원의 수십배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니 분통터지게도... 작년 말과도 다르게 이제는 삼성을 어찌해볼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아닌 것 같네요. 삼성 특검도 유야무야 솜방망이 심판으로 지나간 판에...

정말 이 나라 검찰이 삼성 떡찰인지... 사안의 성격상, 검찰이 3천만원 액수의 구형을 요청했는데 판사가, 그건 좀 모자른 듯 싶으니 좀 더 올린 금액으로 구형 다시 하시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한숨만 나오는군요.
Commented by 착선 at 2008/11/12 11:09
삼성비자금이나 삼성금산법위반도 못잡았으니...뭐 답이없을듯..
Commented by tranGster at 2008/11/12 00:05
이나라는 삼성제국이잖아요. 삼성 망하면 하늘이 무너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태반이잖아요. 슬프지만 이게 대략 현실....(젠장)



근데 3백억도, 하다못해 30억도 못봐줘도 3억도 아닌 3천만원이라니...... 하기사 뭐 과실에 대한 벌금이니 그러려니 하고 하고 싶지만 이건 뭐랄까. 참....
Commented by 착선 at 2008/11/12 11:11
민사소송에 희망을 걸어야 하려나요.
Commented by crystalsky at 2008/11/12 10:18
트랙백 합니다. 개인적으로 삼성은 더이상 한국사람의 기업도 아니고, 사람이 운영하는 기업도 아니고 그냥 괴물입니다. 흡혈귀 같은 존재죠. -,.- 얼마 못갈 겁니다. 그리고 삼성 망해도 우리나라 안 망합니다. 절대로. 네버. 그 뒤에 2,3,4 등 하는 기업들이 그 자리 금방 매꿀겁니다.
Commented by 착선 at 2008/11/12 11:13
트랙백 감사합니다. 아직도 노조가 없는 삼성. 어찌보면 전형적인 조선시대 권위주의 기업이 아닐지...
Commented by 타누키 at 2008/11/12 10:43
이런 사건 최고가 법적으로 3천만원이라던가...그랬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거 고친다고 뭐라 그러더니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군요. 흠...
Commented by 착선 at 2008/11/12 11:05
배상액 MAX값은 상법 770조 규정에 따라 33억5000만원이라고 하더군요. 선박 소유자가 손해 발생 염려가 있음을 인식하면서 무모하게 한 작위 또는 부작위로 인해 발생한 경우에는 무한책임이 발생하는데...

아무래도 무한책임은 없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Commented by 타누키 at 2008/11/12 11:19
그런가요...맥스로 받아도 너무 적군요. 냠냠...
Commented by StarLArk at 2008/11/12 21:10
허어... 그냥 3000원만 내지. 뭔 남사스럽게 '억'도 아니고 '만'자를 붙여서 사람 빡이돌게 할까.
Commented by 자폐 at 2008/11/12 22:06
트랙백 걸었습니다 ^^
혹시 기분 나쁘시다면 삭제하셔도 괜찮습니다..; 느닷없이 트랙백 걸어서 죄송합니다 ㅜ_ㅜ
Commented by 착선 at 2008/11/12 22:25
아닙니다. 트랙백 감사합니다. 저도 워낙 흥분해서 쓴 터라..부족한 부분이 많았죠. 태안측에서 민사로 10억짜리였나 걸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지원금은 세금..특별법에서 나올수밖에 없겠지만요..

이번2심에서 삼성만 잘못(1심)->쌍방잘못(2심)이 되었다는게 변수겠네요. 민사에도 영향을 끼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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