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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폭력은 왜 일어나는가?《아이를 죽이는 아이들》 by 착선


2010년 발생한 살인, 강도, 강간, 방화 등 4대 강력범죄 피의자 중 청소년은 모두 3천428명. 청소년 피의자는 총 9만4천862명으로 2년 전보다 23% 정도 감소세를 보였지만, 강간범이 2008년 464명에서 2010년 2천29명으로 2년새 337%나 크게 늘었고, 같은 기간 살인범도 19명에서 23명으로 21% 늘었습니다. 전체 발생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범죄의 질은 점점 더 잔혹하게 바뀌고 있는 청소년 범죄. 왜 아이들은 아이들을 죽이는 것일까요? 정신분석학, 병적학, 범죄심리학 등을 전공한 저자 후쿠시마 아키라는 이 책을 통해 일본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아이가 아이를 죽이는 세가지 사건을 연구, 분석함으로서 성과 폭력성이란 관점에서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고베에 사는 14살 소년A는 11살의 초등학교 남학생을 산으로 유인, 운동화 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합니다. 그 후, 죽은 아이의 머리를 절단하고 시신 일부를 중학교 교문 앞에 버립니다. 시체에 성명문을 작성했으며 자기 자신을 사카키바라라고 부릅니다. 그는 11살의 남학생 말고도 한건의 살인과 한건의 살인미수, 두건의 폭행을 저지른 사실을 인정했는데, 시간순으로 보면 길거리에서 12세 여학생의 머리를 망치로 구타한 사건부터 시작해 점점 강도높은 폭행을 저질렀습니다. 이 소년은 일기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했다고 썼으며, 그 범행 과정을 일기로 기록해갑니다. 소년A의 경우 태어날때부터 청색증이 있었고, 소년A의 어머니의 경우 먼지떨이로 백대를 때릴 정도로 체벌이 심했습니다. 아버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아서 소년A가 환각을 볼 정도로 폭력을 가하며 키우게 됩니다. 이런 양육스타일은 두 부모의 고향인 섬의 전통문화의 잔재로 추측되며 이런 체벌의 영향으로 소년A는 할머니의 애정에 의존하게 되는데, 할머니가 죽고 난 후 죽음에 대한 상실감과 공허감은 소년에게 시체성애 증상을 가져오게 됩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사회적 충격을 안겨준 흉악 살인사건은 성장과정이나 자질, 환경 등 다양한 원인이 중복되면서 비로소 일어나므로 포커게임의 카드 한두 장을 바꾸어 버리면 전혀 다른 카드패가 되듯이, 개인이 지닌 한두 개의 요인을 바꿀 수만 있다면 살인이라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 생물학적인 이상요소나 자질을 바꾸는 작업은 사실 현대의 과학으로는 어려우므로 사회심리적인 면을 조작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작업이라 생각한다. 개인의 자질이 어떠했든 어릴 때부터 당해온 폭력이 아이들의 심리적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마음의 상처로 남으며 결국 폭력행동의 이미지나 패턴으로 각인되어 버리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 p.92 

나가사키의 12세 소년B는 4살의 유치원생을 유괴살인합니다. 이 소년은 부모가 잠시 쇼핑하는 사이 맡겨둔 피해자를 말로 유인해 빌딩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그후 소년B는 유아의 성기에 가위로 상처를 냈고, 아이가 소리치며 울기 시작합니다. 옥상에 방범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음을 알아챈 소년은 공황상태에 빠졌고 아이를 뒤에서 껴안은 채 들어올려 옥상 아래로 던집니다. 이런 소년B는 성도착 범죄자의 유형을 지녔는데, 범행의도는 '남자아이의 성기가 없어지면 여떻게 되는지(여자가 되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는 것이였습니다. 그는 옛날에 전혀 모르는 형이 자신의 성기를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당한 뒤부터 그런 장난을 치게 되었다고 진술합니다.

나가사키의 11세 소녀C는 같은 반 여학생이자 가해자인 소녀C와도 친한 사이였던 소녀R을 살해합니다. 이들은 서로 놀다가 R이 소녀C를 업다가 장난으로 '무거워' 라고 호들갑을 떨며 소녀C를 바닥에 내동댕이친 것으로 시작합니다. 소녀C는 곧바로 그 '폭언'에 사과하라고 요구하지만 무시당합니다. 또한 R은 소녀C가 인터넷에 쓴 글을 인정해주지 않고 무시하게 됩니다. 소녀C는 R을 자습실로 불러내 왼손으로 상대방의 눈을 가리고 문구용 칼로 목을 찌릅니다. 이런 소녀C도 처음엔 정상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녀C는 지역 미니 배구부에 들어갔고 그에 재미를 느껴 정규 멤버로까지 선발됩니다. 하지만 부모는 딸아이를 사립중학교에 진학시키려 했으며, 운동으로 인해 공부를 소홀히 할 것을 우려해 배구부를 억지로 탈퇴시킵니다. 배구부원중에 소녀C만 배구 전용화가 없었고, 부원들 모두 같은 운동복을 구입했지만 소녀C의 부모는 운동복도 사주지 않았습니다. 멤버가 부족했던 배구부는 탈퇴한 소녀C에게 급히 시합에 참가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녀는 대회에 출전해 팀은 우승을 거둡니다. 하지만 딸이 방송국 인터뷰까지 했음에도 부모의 뜻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집중할 수 있는 일, 자부심을 느끼는 대상을 잃어버린 소녀C는 급격히 변해갑니다. 이러한 부모로부터의 애정을 받지 못한 C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R에게 인정받고자 노력했지만, R에게 C는 단순히 친구의 하나일 뿐이였습니다. R은 1,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였고 C에게 R은 동경의 대상이자 동등해지고 싶은 욕망이 가득했습니다. 이러한 사춘기의 동성애적 감정이 거부당했고 살인이라는 상황으로 몰고 가는 하나의 계기가 됩니다.

'감정적으로 구타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타당한 이유가 있어서 교육상 때리는 것은 괜찮다'거나 '애정을 가지고 때린다면 결국 그 애정은 아이에게 전해지며, 아이의 마음까지 다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폭력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주장을 증명할 만한 과학적인 데이터는 현재로서는 찾아볼 수 없다. - p.93 

이러한 세 사건을 바라보며 이 아이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 세 아이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유아시절부터 자신과 가장 친밀해야 할 부모나 양육자들의 폭력과 무관심에 빈번하게 노출당한 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청소년기의 사춘기에 접어들며 사춘기에 급증하는 성충동과 공격성의 결합이 발생합니다. 이는 사디즘적인 성도착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며 자신에게 각인되었던 폭력과 성행동이 결합되어서 결국 사디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릴 적에 구타당하는 고통과 비참함을 경험하고, 그 감정을 잘 아는 사람이 부모가 되면 절대 폭력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하지만, 이런 추측과 현실은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경향은 군대나 회사, 학교 운동부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런 폭력의 세대 간 전파는 이런 살인사건이 탄생하는데 큰 영향을 끼칩니다.

청소년들의 성경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음은 확실하다. 이는 18세 미만의 소년소녀들, 즉 중,고등학생을 성인보다는 아동으로 간주하는(혹은 간주하고 싶은) 어른들의 상식이나 법률, 조례 등의 규정이 현실과 점점 괴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성인용 비디오 등의 모든 성 표현물들이 청소년의 심리적 발달이나 성장에 전적으로 유해하다고 간단히 단죄하는 것 또한 타당치 않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따라해보고 싶다는 비행청소년의 기사나, 범죄를 학습 모방하는 사례도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경찰통계 등을 참고하여 거시적으로 관찰하면 오히려 그 반대의 효과, 즉 카타르시스 효과가 더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시대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성범죄 건수가 젊은 층의 (범죄가 아닌)성경험이나 성 정보의 양과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성 정보나 표현으로부터 청소년들을 격리시키는 것이 그들의 건전한 성장에 유익하다고 주장하는 일부 관료나 정치가들의 신념은 통계로 볼 때 근거가 희박하다. - p.119 

사회적으로 보면 성적으로 억압된 사회일수록 성도착의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12∼13세에 초경과 몽정, 자위를 경험하는 아이들은 이미 성적인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어른들의 사회가 그것을 외면한 채 금욕만을 강요하며, 아이들을 성적 욕망이 없는 순진무구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시각에서 접근하는 문제해결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고학력화로 인해 청년기의 모라토리엄이 연장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소년소녀들이 종종 흉악한 사건을 일으키는 것은, 이 시대에 그들의 성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문제를 어른들의 사회가 외면한 채 통과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합니다. 부모도 학교도 제대로 된 성교육은 제공하지도 않으면서 아이들의 성은 무조건 은폐하고 못 본 척하거나 자연스러운 욕망에 기초한 성행동을 억압하는 전통적인 시스템을 강화하려고만 한다면 그 사회는 앞으로도 종종 광의의 아이들의 성에 기인한 충격적인 사건에 휩쓸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덧글

  • 2012/02/06 14:4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착선 2012/02/06 16:56 #

    그렇게 될 날이 머지 않을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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