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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지고 싶다면, 달려라!《본 투 런》 by 착선

지난 2012 런던올림픽이 한창일 때, KBS에서는 일본의 NHK와 공동 제작한 스포츠 다큐멘터리 3부작 '미러클 보디'를 방영했습니다. 이 3부작 중 '마라토너, 인간 한계를 넘어서' 편에서는 100년간 1시간 가까이 단축된, 점점 고속화되는 마라톤에서 그 선두에 있는 동아프리카 선수들이 나왔습니다. 인간으로는 처음으로 2시간 3분대를 기록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작년 그 기록을 단번에 21초나 앞당긴 현재 세계 기록 보유자 패트릭 마카우, 그리고 마카우의 기록을 4초차로 뒤쫓고 있는 윌슨 킵상이 그 주인공들이였습니다. 현재 마리톤에서 2시간 3분대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세계에서 이들 단 3명뿐인데, 그들과 일본 남자 마라톤 선수인 야마모토 료의 달리는 모습 등을 분석한 다큐였습니다. 일본의 마라톤 선수 야마모토 료도 분명히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을 거듭해 왔겠지만, 동아프리카 선수들과의 비교에서는 그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동아프리카 선수들은 야마모토 료에 비해 달릴때 몸이 받는 충격량이 절반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를 만들어낸것은 아프리카 선수들이 어렸을때 자연을 맨발로 달리던 습관 때문이였습니다.

이 책에선 원시부족 타라우마라족이 나옵니다. 원래 명칭은 달리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라라무리족이지만 정복자들은 타라우마라족이라고 불렀습니다. 미국 인디언 아파치 최후의 추장인 제로니모가 미국 기병대로부터 도망쳤던 코퍼 캐니언에 사는 이 부족은 400년간 이방인에게 박해를 받고 이방인을 불신하며 살아온 부족입니다. 당시 서부의 현상금 사냥꾼들은 아파치 인디언을 죽이면 100달러를 받을 수 있었는데, 사나운 아파치 전사들과 싸우기보다는 평화로운 타라우마라족을 죽이고 그 머리를 돈과 바꿨습니다. 예수회 선교사들은 인플루엔자를 갖고 나타나 죽음을 퍼뜨렸습니다. 결국 파라우마라족은 점점 더 사람들이 찾기 힘든 깊숙한 곳으로 도망쳐야 했고, 수많은 전투를 경험한 군인이자 북극권 탐사대에도 참여했던 탐험가 프레더릭 슈워츠커는 그들이 사는 곳을 "한 발만 헛디디면 90미터 아래 협곡 바닥으로 덜어져서 몸이 가루가 될 것이다" 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타라우마라족이 세간에 유명해진 계기는 애리조나의 야생 사진작가 릭 피셔가 타라우마라족에게 옥수수를 제공하는 대가로 로키산맥 3000미터 고지에 있는 도시 리드빌에서 열리는 경기에 참여시켰기 때문입니다. 광산업이 몰락해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도시가 되었던 리드빌은 그 험난함을 무기로 거친 경기를 개최했고, 리드빌 트레일 100은 그중 하나였습니다. 이 경기는 마라톤 풀코스의 거의 네 배를 달리며, 그중 절반은 어둠 속에서 달리고, 도중에 800미터 높이를 두번 오릅니다. 이 살인적인 달리기 경기에서 타라우마라족은 다섯명이 출전했고, 1위,2위,5위를 차지합니다. 1위를 차지한 55세의 빅토리아노는 최고령 우승자가 되었고, 5위를 한 펠리페 토레스는 최연소 완주자였습니다. 그 이후 1994년, 하루에 30~88km를 뛰는 여성 울트라러너인 앤 트래슨이 리드빌 대회에서 타라우마라족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화젯거리가 되었으나 타라우마라족의 후안이 당시 기록을 25분 단축하며 승리합니다. 하지만 타라우마라족을 데려온 릭 피셔가 점점 도가 지나친 모습을 보이며 돈벌이로 이용하려고 하자 결국 타라우마라족은 1994년 이후로 리드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저자 크리스토퍼 맥두걸은 달리기를 하던 도중 통증을 느꼈고, 그에 대한 스포츠 의학적 해결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상황에서 타라우마라족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됩니다. 480km에서 700km를 뛰는 부족, 사슴을 달리기로 사냥하는 부족, 1971년 미국의 생리학자 데일 브룸이 2800년전 고대 스파르타인 이후로 이런 수준의 육체적 조건을 가진 사람들은 없다고 평가한 이 매혹적인 원시부족에 빠졌고, 그들과 만나기 위해 울트라러닝을 접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른 울트라러너들과 타라우마라족을 만나러 가면서 달리기에 대한 새로운 지식들을 알아갑니다. 울트라러닝은 지구상의 일반적인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전혀 다른 세상이였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강하고, 노인이 젊은이보다 강하며, 샌들을 신은 부족이 어느 누구보다 강했습니다. 울트라러닝 선수들의 다리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일반 마라톤보다 훨씬 더 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부상 확률은 더 낮습니다. 실제로 리드빌과 같은 울트라러닝 대회에서 여성은 90% 가까이 완주하는 반면 남자는 50%에 약간 못미치는 완주율을 보여줍니다. 1500미터 경주나 마라톤의 기록 등은 모두 남자가 상위권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울트라러닝에서는 여성들이 훨씬 더 우수한 성적을 거둡니다.

저자는 자신이 달리기를 할때 발이 아팠던 이유의 원인으로 고가의 최첨단 쿠셔닝 운동화를 지목합니다. 하버드대학의 대니얼 리버만은 수많은 발 및 무릎 부상은 사람들이 신발을 신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며, 신발은 발을 약하게 만들고, 과도한 회내 작용을 일으키며, 무릎에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합니다. 나이키가 현대의 운동화를 발명한 1972년 전까지 사람들은 바닥이 아주 얇은 신발을 신고 달렸지만, 그들의 발은 더 튼튼했고, 무릎 부상도 훨씬 더 적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2008년에 나온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 연구 논문에서 오스트레일리아 뉴캐슬 대학의 연구자인 크레이그 리처즈 박사는 운동화가 부상 위험을 줄인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연구는 단 한건도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고, 스위스 베른 대학 예방의학 전문가 베르나르 마티의 연구에 따르면, 15km 도로 경주인 베른 그랑프리에 참가한 주자 4,358명을 분석한 결과 95달러 이상 값나가는 신발을 신은 주자들은 40달러 이하의 신발을 신은 주자들보다 2배 이상 자주 부상을 당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1986년 나이키 스포츠 연구소장 프레데릭은 미국 생체역학 학회 회의에서 부드러운 신발과 딱딱한 신발을 비교 실험했을 때 충격의 세기에 아무런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앞서 말한 다큐멘터리 미러클 보디에서도 알 수 있는데, 부드러운 신발을 신음으로써 달리는 자세가 뒷꿈치부터 내딛는 자세가 되었고, 부드러운 만큼 더 강하게 지탱해야 했습니다. 그에 반해 동아프리카 선수들은 자연속에서 맨발로 달렸기 때문에 발이 그 충격을 최소화할수 있는 자세인 중간발착지로 달릴 수 있었습니다.

브램블은 마라톤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연령별로 완주 시간을 비교했다. 주자들은 19세부터 매년 점점 더 빨라지기 시작해서 27세에 정점에 이른 후 쇠퇴하기 시작한다. 다시 19세 때와 같은 속도로 달리게 되는 나이는 몇살일까? 계산결과는 64세로 나타났다. "64세 노인이 19세 젊은이와 겨룰 수 있는 스포츠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수영? 권투? 말도 안되죠. 인간에게는 정말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장거리 달리기를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놀랍도록 오래 달릴 수 있습니다. 인간은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입니다." - p.344

또한 인류에게 달리기란 어떠한 의미를 지녔는지에 대한 답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진화적 측면은 유타 대학의 학생이였던 데이비드 캐리어에서 시작되는데, 그는 진화생물학 수업 도중 토끼의 복부근육을 연구하던 도중 인류가 달리기 위해 진화했다는 주장을 합니다. 그는 현생인류가 가진 탄력 있는 다리, 땀샘, 털이 없는 피부, 햇볕을 덜 받는 수직 몸체 등의 특징은 인간이 최고의 장거리 주자로 진화하기 위해서였으며, 이러한 특징은 생존경쟁에서도 우위에 서게 했다는 것입니다. 4만5천년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생겨난 새로운 기후는 달리는 사람들에게 잘 맞았고, 당시 큰 덩치와 힘센 네안데르탈인은 몰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인간과 동물이 100m 달리기를 하면 인류 최고인 우사인볼트는 9초 58에 달리지만, 하마는 8초, 사자는 6.2초, 가젤은 4초, 치타는 3.2초에 뜁니다. 쉽게 생각하면 이것이 인류가 동물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힘든 열악한 환경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아니였습니다. 도구의 발명 전에도 인류는 그러한 환경에서 살아남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언가 뛰어난 장점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장거리달리기였고, 실제로 달리기만으로 야생에서 동물을 사냥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영양이 죽을 때까지 달리게 하려면, 더운 날 영양이 겁이 나서 전력질주하도록 만들면 된다. "영양은 사람이 보이면, 빠른 속도로 도망갈 것이다. 10~15km만 달리면 영양은 고체온증으로 쓰러질 것이다." 무더위 속에서 10km를 달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동물의 왕국에서 치명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인간은 달리면서 열을 발산할 수 있지만 동물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327

하지만 이런 고성능의 신체를 지니고 있지만,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달리기를 거부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 브램블은 뇌는 언제나 비용을 줄이려고 하기 때문이며, 에너지를 저장해 응급상황에 대비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달리는 습관을 잃어버리면 뇌는 휴식을 취하라고 권하는 생존본능을 발생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는 "뇌는 필요도 없는데 엔진을 켤 이유가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나사의 과학자들이 한 실험은 하나의 교훈을 전해 줍니다. 인간의 몸은 중력에 저항하는 데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중력을 제거하면 그 에너지가 모두 뇌와 몸으로 가서 건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실험이였습니다. 하지만 실험 결과 우주비행사들은 더 늙어졌습니다. 뼈는 약해지고, 근육은 위축되었으며 불면증, 피로감, 나른함에 시달렸습니다. 이 일화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바는 명확합니다.

늙어서 달리기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 달리기를 그만두기 때문에 늙는 것이다. 

저자는 달리라고 충고합니다. 그 이유는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냥 달려서도 안된다고 말합니다.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면 근골격계는 재빨리 적응하는 방법을 찾아서 자동운항을 하기 때문입니다. 타라우마라족처럼 달릴때도 수많은 불확실성에 부딛쳐 자신을 자극하고, 즐겁게 달리라고 말합니다. 저자가 울트라러닝을 시작해서 겪은 일화들, 그 일화속에서 나오는 스콧 주렉, 젠 셀튼, 맨발의 테드, 루이스 에스코바 등이 달리기를 대하는 태도는 모두 그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도로가 들어서고 쏟아져 들어오는 현대문명 속에서 대다수의 타라우마라족은 달릴 장소를 잃어버렸고, 일용직 노동자가 되거나 관광객들에게 수공예품을 파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달리던 타라우마라족과 달리지 못하게 된 타라우마라족의 극명한 대비는 달리기에 대한 이정표가 되고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성사된 타라우마라족 아르눌포와 울트라러너 스콧 주렉의 80km 협곡 경주. 고도 2000m가 변하는 이 죽음의 레이스에서, 그들은 달릴때 즐겁기 때문에 언제나 웃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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