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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평등할수록 사람들은 건강하다《건강 불평등》 by 착선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중 어느 나라의 사람들이 더 건강하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부자 나라 사람들이 건강합니다. 그런데 이런 건강의 차이는 부자 나라와 부자 나라간에도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부자 나라가 다른 부자 나라보다 더 사람들이 건강할까요? 저자는 선진국 중에서 가장 건강한 사회는 가장 부자인 사회가 아니라 부자와 빈자의 소득격차가 가장 낮은 나라라고 말합니다. 즉, 더 평등한 나라입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절대적 부를 달성한 나라에 있어서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상대적 소득의 차이입니다. 이는 상식적으론 이해하기 힘든 결론인데, 건강은 음식이나 의학서비스 등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소득격차가 심한 나라의 사람은 더 많은 돈을 쓰고도 더 건강하지 못하는가, 그 이유가 바로 건강에 미치는 불평등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불평등과 상대적 빈곤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침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금연캠페인, 거리청소, 웰빙열풍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더 건강해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점차 사회가 발전하면서 건강이 최대의 미덕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별 소용이 없습니다. 위험성집단의 사람들이 자신의 위험성 높은 행동들을 성공적으로 변화시켰다 하더라도, 계속 새로운 사람들이 이 위험성 집단에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우리가 마침내 한 남성의 금연을 이끌어 낼 때마다, 아마 바로 그날 학교교정 어딘가에서 어린 학생 한두 명이 호기심에 이끌려 담배를 피웁니다. 때문에 위험도가 높은 사람들의 위험수치를 낮추는 데 주력한다 해도, 전체 인구의 질병분포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우리는 맨 처음 그 문제를 발생시킨 사회 내 제반 요소들에 대해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부자와 빈자의 소득격차가 큰 국가는 소득격차가 작은 국가보다 건강수준이 열악한 편이며, 가장 부유한 선진국보다는 가장 평등한 국가가 최고의 건강을 누린다는 것은 여러 자료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인 미국의 뉴욕 할렘은 대부분 연령층의 사망률이 방글라데시의 농촌보다 높습니다. 영국의 경우 최빈곤층 10%의 사망률은 최부유층 10% 사망률의 4배나 되는데, 이러한 사망률의 차이는 심지어 동일한 사무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도 마찬가지로 차이가 납니다. 런던 공무원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는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무보조원 등 하급공무원의 사망률이 고급관료의 사망률보다 3배나 높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차이를 내는 것일까요? 미국공중보건저널에 실린 논문은 사회응집력이 소득분배와 사망률의 연결고리를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회의 응집력은 삶의 질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며, 삶의 질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사회의 응집력이 변화한 사례는 대표적으로 70년대의 동유럽을 들 수 있는데, 당시 동유럽의 건강수준은 서유럽에 필적할 만하였는데, 동독의 기대수명은 서독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1990년이 되면 동유럽국가 중 서유럽국가보다 사망률이 낮은 나라는 하나도 없게 됩니다. 노벨상 수상자인 센의 연구를 보면 경제적 궁핍은 공적 생활에 대한 보이콧 뿐만 아니라 사적 소모임들의 경쟁과 대립으로 이어졌고 공격성과 사회적 병리, 비우호적 사회의 온갖 양상을 분출시켰음을 보여줍니다. 소득격차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보다 교통사고율이 높다는 통계 또한 삶의 질과 건강의 관계를 알 수 있습니다. 운전태도가 사고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큰데, 안전은 운전자간의 예의, 횡단보도에서의 자발적인 양보, 끼여들기의 허용, 사소한 실수에 대한 관용, 제한속도와 교통법규 준수, 어린이의 안전고려 등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소득격차가 클수록 운전자들이 공격적이고 경쟁적이고 비협조적이며, 결국 도로는 더 위험해집니다. 운전행위는 사회구성원 각자가 타인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매우 민감하게 보여줍니다.

상대적 빈곤이 사회심리적 경로를 통해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실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입니다. 연구들에 따르면, 대체로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한 것은 해고통보를 처음 접했을때부터이며 건강은 직업불안정이나 실업위협과 관련이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실업은 또한 살인율 및 자살율과도 연관이 있으며 차별은 갈등을 낳습니다. 델리와 윌슨은 살인에 관한 연구에서 폭력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으로 체면손상을 꼽는데, 이러한 자존심의 손실과 수치심은 실업상황에서 극대화될 뿐만 아니라 소득불평등이 심한 나라에서는 더욱 일상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불평등은 사회구조를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그 사회의 제도가 지닌 합법성을 크게 훼손시킵니다.

우리 사회는 사람들은 무겁게 짓누르는 아픔과 고통을 덜어주는 담배와 술 그리고 기분전환 약재를 필요로 할 뿐 아니라, 그것들 없이는 현재의 형태로 기능하지 못할 수도 있다. - p. 246 

이런 문제를 낳는 사회경제적 구조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사회구조 개혁의 결여로 말미암아 비용이 증가합니다. 결국 우리는 변화를 이루기 위한 비용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날로 첨예해지는 모순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고 이러한 모순은 일정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그 사회의 지배체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제도의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사회,경제적 구조는 전체 사회, 특히 공공부문에 비용부담을 부과하는 문제를 발생시키며 상대적 빈곤계층으로 전락하는 인구비율이 높아지면, 그 사회의 구성원들은 사회복지 기여자에서 수혜자로 바뀌어나갑니다. 그 결과 사회적 부담이 늘어나고 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사회역량이 약화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됩니다. 일반적으로 빈곤층의 퇴락은 훨씬 더 광범위하게 안전과 복지를 위협합니다. 소득분배가 사망률에 미치는 주된 영향이 빈곤층에서 나온다 해도, 연쇄적으로 부유층 등 사회 전체적으로 파급되어 가기 때문입니다.

유아사망률에 대한 독특한 연구는 소득불평등에 따른 건강이 빈곤층에게만 적용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최빈곤층 20%의 소득을 절대적인 의미에서 상수로 놓고 최부유층의 소득이 증가한다면, 일반적으로는 부유층 자녀들의 건강에 긍정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전체 유아사망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정반대였는데, 연구결과는 빈곤층의 소득이 고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부유층 5%의 소득이 높을수록 유아사망률도 높아짐을 보여줬습니다. 결국 삶의 질에서 사회심리적 질이 중요하며, 이러한 사회심리적 질은 물질적으로 평등할수록 높아짐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평등의 확대가 경제성장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평등의 확대와 빠른 경제성장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비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도 있습니다. 버드셀, 퍼슨, 테벨리니의 논문 등은 소득격차가 심화될수록 성장이 둔화되며, 평등한 국가일수록 노동생산성이 높아지며 성장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빈곤층과 부유층의 소득격차를 줄이는 것은 비단 당사자인 빈곤층이나 소수집단들의 이타주의적 행동만이 관심을 가질 사안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문제들은 우리 모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덧글

  • 2012/11/03 03:3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1/05 15:2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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