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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만드는 교육혁명《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by 착선

여기에 '아이들의 나라'가 있습니다. 이곳은 아이들의 나라라는 이름답게 아이들의 힘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집니다.《피터팬》의 이야기일까요? 아니면《나무 공화국》이나《15소년 표류기》의 이야기일까요? 이곳은 동화책이 아닌 현실에 있습니다. 바로 스페인에 있는 벤포스타 공화국입니다. 벤포스타 공화국은 예배당, 구두와 가죽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변전소, 도기 공장, 자동차 정비소, 마구간, 승마장, 축구경기장 등을 가지고 있으며, 국경이 있고, 전용 화폐를 사용합니다. 당연히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선 입국 비자를 신청해야 합니다. 주민 총회라는 의결 기구도 있으며 대통령, 장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직무를 아이들이 봅니다. 어린이 공화국의 기본 이념은, 이미 만들어진 지금의 사회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변화시키고, 극복하고, 개선하는 것입니다.

벤포스타의 역사는 19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33년에 태어난 헤수스 실바 멘데스는 9살때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 집도 없이 떠도는 아이들을 위해 도시를 건설한 에드워드 조지프 플래니건이라는 신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소년들의 마을」을 보게 됩니다. 1937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실바의 인생을 바꿔 놨습니다. 플래니건 신부의 감동적인 교육 활동은 실바에게 하여금 신부가 되고 싶게 했고, 어린이들을 위한 도시를 세우고 싶게 했습니다. 그리고 실바는 정말로 사제가 되었고, 자신의 꿈을 현실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 왕국의 주민이 될 아이들을 찾는것은 매우 간단했습니다. 플래니건이 찾았던 것처럼, 가난하고 절망에 빠진 아이들은 사회 어디에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회나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혹은 곧 버림받을 아이들은 사회학적 통계에서 보면 그대로 방치할 경우 범죄자가 되거나, 부모처럼 빈곤층이 될 가능성이 높은 부류의 아이들입니다. 실바는 이런 아이들에게 발전의 기회를 제공해줍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스페인은 독재자 프랑코가 통치하던 시절이였는데, 독재정권의 영토 안에서 세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평등한 공화국이 생겨난 것입니다.

실바신부와 15명의 아이들로 시작된 벤포스타 공화국은, 24개 국가에서 온 2,000여명의 아이들로 규모가 확대됬습니다. 이곳의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일합니다. 다른 사회가 아이들을 동반자로 여기지 않는 반면, 이곳은 아이들의 자발성과 상상을 믿습니다. 벤포스타의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사는 물론 어른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교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아이들의 자유로운 결정권을 되도록 제약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른들이 하는 일은 아이들에게 지식과 기술을 전해 주는 것이지만, 어른들 쪽에서 주는 지식과 기술이 아이들의 학습 욕구와 정확하게 일치해야 합니다. 교사는 학생들의 적대자여서는 안 되고 학생들을 자기에게 굴복시키는 훈육자여서도 안되며, 또한 아이들이 본받으려고 노력하는 모범 인물이어서도 안됩니다. 실바 신부는 그동안의 교육과정에서는 아이들의 창조성이 싹도 틔워 보지 못한 채 짓밟히고 말살당했지만, 좀더 나은 세상, 좀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존재는 아이들의 창조성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교육이라는 것의 바람직한 목적이 스스로 살아갈 힘을 가르쳐주면서 이웃과 함께 살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면, 벤포스타같은 방식으로도 이런 교육이 가능하고 자율적이고 공생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곳은 자유와 평등을 바탕으로 기존의 교육체계와 다를바 없이 아이들을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게 해 줍니다. 실제로 벤포스타 학생들이 커서 기존 교육체계에 들어가더라도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대학에도 들어갑니다. 기존 교육체계와 벤포스타가 다른 점이 있다면, 벤포스타엔 성적표가 없고, 따돌림이 없으며, 공부할 때와 노는 때의 구분이 없습니다. 삶 자체가, 공화국 전체가 자극을 주는 학습 터전이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교육의 이론과 실천이 함께 이루어지며 노동과 봉사활동과 예술활동은 아이들을 더 바람직한 시민이 될수 있게 해 줍니다. 이런 아이들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체계와 비슷한 것은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영국에 있는 서머힐과 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는 어떻게,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 이런 질문에 벤포스타는 기존의 교육체계와는 다른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해 줍니다. 어찌보면 아이들의 공화국이라는 벤포스타의 방법은 극단적이기까지 합니다. 기존 체계가 지닌 문제점을 해결하기 힘들기 때문에 체계를 바꿔나가기보다는 아예 아이들과 기존 체계를 분리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벤포스타의 교육방침, 아이들의 자발성과 상상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일찍부터 아이들에게 책임을 맡긴다는 용기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벤포스타의 이런 방식이 교육의 완성형인 것은 아닙니다. 벤포스타를 만든 실바 신부는, 완성된 벤포스타는 상상할 수도 없고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합니다. 완성이란 움직임이 멈추는 것이며 틀 속에 갇히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계속 변화해야 합니다. 우리도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무엇인지 계속 자문하고, 계속 변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덧글

  • 2012/12/27 15:4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28 11:3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여우비 2012/12/29 13:10 # 답글

    언뜻 보기엔 이상향이 현실로 있다고 하니 실감이 안나네요... 저런 곳에서야 말로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발전이 긍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드는 하나의 계기와 시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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