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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것은 단점이 아니다《콰이어트 Quiet》 by 착선

가끔 인터넷이나 TV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컨텐츠를 보면, '우리 아이가 내성적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은 내향적인 성격보다 외향적인 성격이 낫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내향적인 성격은 고쳐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명백히 우리 사회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외향적인 성격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분명한 편견이며, 내향적이거나 외향적이라는 것은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는 가치가 아닙니다. 수전 케인은 이 책《콰이어트》를 통해 외향적인 성격에 치우쳐있는 사회에 경종을 울립니다.

사회적으로 외향적인 성격이 각광받게 된 시기는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갈 때 입니다. 19세기는 '인격의 문화'로, 당시 바람직한 시민들의 행동을 담은 지침서들을 보면, 시민으로서의 자질, 의무, 일, 고귀한 행위, 명예, 도덕성, 예절 등을 강조하며 홀로 있을때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인격의 문화는 '성격의 문화'로 전환됩니다. 데일 카네기로 대표되는 자기계발 열풍이 불었고, 당시 지침서들은 자석처럼 끌리는,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지배적인, 강력한, 에너지가 넘치는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인데, 이는 산업사회의 발달이라는 특징과 결부된 것입니다. 외향성이란 가치가 롤모델이 되면서 모든 사회적 분야에서 외향적인 성격을 찾기 시작했고, 외향성 선호 성향이 사회적인 편견으로 발전했습니다.

사회는 외향적인 성격을 요구하지만, 성격은 단순히 살아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바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내향인과 외향인은 생물학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내향적인 사람들의 경우 대뇌피질의 각성 수준이 더 높아서 외부 자극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즉 더 적은 인간관계만으로도 만족을 느끼며, 파티를 하지 않고 조용히 독서나 사색을 하는 것으로도 피로를 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향적인 사람은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물론, 활달하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변신할 것을 끊임없이 강요받습니다. 때문에 많은 내향인들이 겉으로는 외향인인 양 위장하며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불일치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은 타격을 주게 됩니다. 더군다나 모든 상황에서 외향적인 사람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순전히 외향적인 사람이나 순전히 내향적인 사람 같은 건 없다. 그런 사람은 정신병동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 칼 구스타프 융 

EBS에서 방영되었던 다큐를 보면, 기업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고 할 수 있고 자기 의사를 표출하는 성격은 외향적인 사람이며, 그러한 사람은 기업에게 더 좋을 것이다 라는 판단 하에 면접에서 그러한 부분을 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을 이끄는 CEO들의 성공신화들을 보면, 그러한 주장은 마치 사실인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각종 미디어에서 성공한 CEO들은 과감한 판단과 행동력을 바탕으로 성공을 이끌었고, 사회적으로 이러한 모습은 외향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두가지 관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CEO의 결단이 외향적인 성격을 가질 때만 나오는 것이 아니며, 둘째는 이런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이 많은 부분 후광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필 로젠츠바이크는 자신의 저서인 《헤일로 이펙트》에서 후광효과가 사람들의 판단을 흐린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성공하거나 덜 성공한 기업의 비교는 사실 더 운이 좋거나 덜 운이 좋은 기업의 비교나 마찬가지이다. 운의 중요성을 안다면 기업 사이의 비교로부터 상당히 일관된 패턴이 등장할 때 특히 의심해야 한다. 임의성이 존재하면 정규 패턴들은 신기루뿐일 수 있다. 기업의 성공과 실패담은 인간이 간절히 원하는 것, 즉 명확한 원인을 밝혀주고 운과 회귀의 불가피성이 갖는 결정적 힘을 무시하는 단순한 성패의 메시지를 제공하며 공감을 산다. 이런 이야기들은 이해의 착각을 유발하고 유지하면서, 교훈들을 믿고 싶어 안달 난 독자들에게 전혀 지속성 없는 가치를 가진 교훈만 선사할 뿐이다. - 《생각에 관한 생각》p.286 

외향성 선호 경향은 우리들로 하여금 외향적인 성격을 지녀야 더 성공할 수 있고 더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지게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내향적인 성격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우리는 많은 내향인들을 찾을 수 있고, 그들이 이룬 업적을 볼 수 있습니다. 간디나 뉴턴, 현대에 들어와서는 앤드루 와일스나 페렐만의 업적을 생각해 봅니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활발해야 할것 같은 기업문화에서도 내향성이 가져다주는 이득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동물이 남자와 여자로 나뉘어 있는 것처럼,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이 나뉘어 있고, 그 비율도 거의 비슷할 것입니다. 문제해결을 함에 있어서 외향적인 방법론만을 동원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가능성을 절반밖에 발휘할 수 없는 것입니다. 내향적인 시민이였던 로자 파크스는 흑인 인권 운동의 시발점이 될 저항을 했고, 외향적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는 그녀의 용기를 찬양하며 저항을 외칩니다. 내향적인 로자 파크스와 외향적인 마틴 목사의 조합이 훗날 위대한 일이였다고 판단되는 일을 해낸 것입니다.

저자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치와 생김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합니다.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라는 경구를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현대사회가 비록 내향성을 업신여기곤 있지만, 내향성은 우리가 가진 귀한 절반의 가치입니다. 사회가 요구하는대로 모든 사람이 외향적이 된다고 상상해 보면, 그것은 하나의 광기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살아가려면 외향성을 가진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 모두가 중요합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외향성을 가진 사람들이 과감히 돌진하고 도전하고 외치는 상황에서, 내향성을 가진 사람들은 비트겐슈타인의 조언을 외칠 필요가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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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1.15 읽을거리 링크 « lhgeun 2013-01-15 23:30:14 #

    ... 으로 볼게 하나 더 생겼다 검색의 시대 – 섬세함은 기술을 발전시키는가? - 원하는 검색 결과를 얻기 위해 읽을 만한 몇가지 이야기 ‘내성적’인 것은 단점이 아니다,《콰이어트 Quiet》 - “저자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치와 생김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합니다.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라는 경구를 ... more

덧글

  • 2013/01/11 21:4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1/12 23:4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1/11 21:5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1/12 23:4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친위대장 2013/01/12 08:48 # 삭제 답글

    그 이유는 아마 눈에 많이 보이는 일자리 대부분이나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눈에 띄는 사람들이 외향적인걸 요구받아서 그런듯... 뭐 하나 일자리를 얻으려고 해도 제일 많이 밟히는게 영업직...
  • 착선 2013/01/12 23:45 #

    저자는 외향적인 사람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직업에서도 내향적인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긴 합니다. 물론 영업직 중에서 '올해의 판매왕' 같은건 외향적인 사람이 될 확률이 훨씬 높을거라고 예상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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