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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왜 '성진국'인가?《은밀한 호황》 by 착선

대한민국에 있는 경쟁력 있는 산업을 말함에 있어서, 이 산업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산업은 한 해 거래량이 4,699만 건에 달하며, 거래규모는 6조 6,258억원이고, 산업 종사자는 대략 14만 명이나 됩니다. 무엇보다 경쟁력 있는 부분은, 이 산업이 거래하고 있는 대상이 대한민국 남성 10명 중 4명에 달한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이 산업은 경제의 규모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하는 전통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산업은 바로 '성매매' 입니다. 저자 김기태와 하어영은 성매매 실태 조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과연 성매매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대한민국에서 성매매 산업이 뿌리깊게 정착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정부의 적극적인 성매매 지원에 있었습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위안부를 고용해 위안소를 운영했으며, 그 대상은 국군과 미군, 유엔군이였습니다. 박정희 정권은 외국인 상대 접대부를 대상으로 교양 강습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국가의 선결 과제는 벌거벗은 아가씨를 국산으로 대체하는 것이였습니다. 1970년에 주한 미군이 1만 8천 명 감축되었는데, 이 때문에 정부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경제기획원 장관이였던 김학렬은 미군이 줄어들면 외환 수입이 약 8천만 달러가 줄어들 것이라고 증언했고, 정부는 보건 당국과 경찰이 협조해 위안부의 교양을 강화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브루스 커밍스는《그들만의 세상》에서 '변화 속에서도 한미 관계의 한 요소는 변함없이 지속되어 왔는데, 그것은 미국인 남성에 대한 성적 서비스, 여성육체 거래 요구 등 세대를 이어 지속되고 있는 여성의 종속' 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대담하게 이런 끊임없는 환락에 대해 주목할 것을 요구하기라도 하면, 서울행 기차에서 내려 윤락가로 던져진 시골 소녀들의 애처로운 울음소리를 묻어버리고, 미국인의 수중에 떨어진 수많은 어린 소녀들에게 굴욕을 강요하면서 온갖 너절한 변명거리를 쏟아낸다. 침묵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이런 일이 논의의 주제가 되더라도 그것을 정당화할 것도 없이 모든 한국 여성을 미국인에게 즐거움을 주는 잠재적 대상으로 삼는 사회구조만 끊임없이 짜내면 된다. 이것은 전체 한미 관계를 위해서나, 한국에서 복무하는 젊은 미국인 남성세대가 한국에 대해 갖게 되는 최초의 기억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측면이다. 남성 입성식은 곧바로 시작된다. 한 나이든 '한국 전문가' 에게 아내와 함께 서울에 갈 예정이라고 말하자 대뜸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잔치에 왜 샌드위치를 가져가죠?" - 《그들만의 세상》p.207 

이런 정부 주도의 성매매 관리는, 파출소 옆에 유흥가라는 조합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이해하게 해 줍니다. 어째서 성매매를 단속할 수 없는가 하는 문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성매매가 돈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성매매 산업은 단순히 관련 종사자들만 연관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 성매매 업주는 "누가 강남을 먹여 살리나? 강남을 누가 먹여 살리는지 잘 따져 보면, 어느 누구도 우리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경찰이 성매매 규제를 하면 관련 업소 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상당수가 항의를 합니다. 지역 경제가 업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입구에 경찰이 배치되면 어느 정도 업소들의 영업을 막을 수 있지만, 당장 다음날 인근 상인들이랑 여성들이 항의하러 찾아온다."며 규제의 어려움을 털어놓습니다. 이런 위풍당당한 집창촌이나 단란주점과 같은 성매매 알선 업소도 전체 성매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5퍼센트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75퍼센트는 우리 주변에 더 가까이에 있습니다.

성매매를 구입하는 남성의 경우, 학력과 수입이 높은 남성의 경우 성매매 빈도가 높았습니다. 또한 처음으로 성매매 업소를 찾은 계기는 70퍼센트가 군대 입대 혹은 군대 휴가를 들었습니다. 대부분 술자리가 매개였고, 집단 혹은 선배들과 단체로 업소를 찾았습니다. 또한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로 집단으로 술을 마시고 집단으로 성매매 업소에 가는 형태를 보였습니다. 이렇게 단체로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남성들에게 침묵의 카르텔 효과를 가져옵니다. 개인이라면 하지 않을 행동도, 집단이라면 가능한 것입니다. 보고서는 성 구매 행위가 남성들간의 집단성과 동성 사회성을 발현하고 확인시켜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성 구매를 포함한 접대 문화가 정착된 상황에서 성 구매에 동참하지 않으면 이상한 놈이나 배신자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인식에서 남성의 성매매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구매하는 일상적인 경제 행위이며, 성매매 여성도 원해서 한다는 합리화를 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였습니다.

남성의 성매매는 개인적인 성적 욕구보다 오히려 군대나 회식, 접대로 이어지는 남성 집단의 문화와 더 깊이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 배은경 서울대 교수 

성매매를 하는 여성의 경우, 성매매 여성 중 절반은 20살 이전에 성매매로 유입된다고 합니다. 청소년 여성을 성매매로 떠미는 계기는 가정 불화나 가출의 경험, 가족 폭력 혹은 성폭력입니다. 청소년의 경우 가출을 하거나 부모에게 버림받는 경우, 정상적인 노동시장에 접근하기 힘듭니다. 대부분의 일자리가 청소년을 받지 않을 뿐더러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정상적인 일을 하더라도 계속적인 굶주림에 시달릴 수밖에 없으며, 오직 성매매 시장만이 청소년들에게 활짝 열려 있습니다. 성매매 시장은 청소년들에게 그럴듯한 음식과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지만, 다른 성매매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빚에 구속되는 삶이 시작됩니다. 빚은 빚을 부르며, 몸이 유지되는 한 성매매 업계에서 빠져나가기 힘듭니다. 한국여성들의 성매매는 해외에까지 진출해서 인권 단체 「폴라리스 프로젝트」에 따르면, 워싱턴 디시에서 영업하는 성매매 업소의 95퍼센트 이상이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다고 하며, 경찰청은 일본에서 일본인을 상대로 하는 한국인 성매매 여성이 3만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매춘부들에게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누구일까? 놀라지 마시라. 그것은 남자와 기꺼이 무료로 섹스를 하는 '일반'여성들이다. 다시 말해, 혼전 섹스가 매춘의 대체물이 된 것이다. 매춘이 다른 일반적인 사업이라면 로비스트들을 활용하여, 혼전 섹스가 매춘의 수요를 잠식하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싸웠을지도 모른다. 혼전 섹스를 범죄로 규정하는, 또는 적어도 혼전 섹스에 무거운 세금을 물리는 법안이 통과되도록 애썼을 것이다. -《슈퍼 괴짜경제학》p.54 

산업자원부는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가 OECD 최고 수준인 국내총생산 대비 38퍼센트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유흥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0퍼센트에 이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가운데 많은 부분이 성매매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성스러운 나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성을 바라보는 관점, 제도적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이데올로기의 문제 등 많은 변수가 뒤섞여 있기 때문에 성매매 문제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성매매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성매매를 줄이고 싶다면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슈퍼 괴짜경제학》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사회문화적으로 연애를 장려하면 성매매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청소년의 일자리 선택 폭을 넓히거나 남성들의 집단문화를 바꾸는 것, 혹은 가정문제를 도와서 가출을 막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성매매 문제를 어떻게 판단하던 간에, 그 기반에는 현실을 정확히 직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책은 두 개의 정부 보고서를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대한민국이 얼마나 '성매매 공화국' 인지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덧글

  • 구름사람 2013/01/14 15:12 # 답글

    ...... 한국여성들의 성매매는 해외에까지 진출해서 인권 단체 「폴라리스 프로젝트」에 따르면, 워싱턴 디시에서 영업하는 성매매 업소의 95퍼센트 이상이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다고 하며, 경찰청은 일본에서 일본인을 상대로 하는 한국인 성매매 여성이 3만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와 이건 정말 코즈모폴리탄인 한국 녀성 수준이군요.
  • 착선 2013/01/14 21:38 #

    해외발 뉴스들이 좀 참담하긴 합니다.
  • 글과는 전혀 다른 2013/01/15 05:58 # 삭제

    뉘앙스의 댓글러. 한국 녀성 수준? 글을 제대로 읽었으면 이딴 식의 댓글은 안 달 듯.
    착선님은 성매매가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논리정연하게 쓰셨는데 말이죠.
    착선님도 이런 댓글에 굳이 선플을 다시고.
  • 유령회원 2013/01/14 16:03 # 답글

    여성부는 게임 규제나 아청법 같은것보다 우선 저런문제에 대해 더 신경써줬으면 하는데...
  • 착선 2013/01/14 21:40 #

    본업에 충실해야죠
  • 후이 2013/01/14 16:07 # 삭제 답글

    지하경제양성화가 화두인데 이것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성매매에 대한 담론 같은게 전혀 안보이는게 아이러니함

    오히려 법원쪽에서 최근에 위헌신청으로 공론화하는 이상한 상황
  • 착선 2013/01/14 21:52 #

    찾아보니 지하경제에서 누수되는 세금 쪽에 중점을 두고 있는거 같네요.
  • 너구리 2013/01/14 17:44 # 삭제 답글

    수년전에 주택가에 있는 비디오방에 갔는데 미친넘의 주인이 청소년 소개시켜 드릴까여..?...
    대책이 없슴...
  • 착선 2013/01/14 21:42 #

    우리 주변에 있는 75퍼센트의 시장이군요.
  • Blueman 2013/01/14 17:53 # 답글

    이러니 우리가 일본의 기생관광이나 이상한 성문화를 욕할자격이 없지요. 우리가 비밀리에 수입해서 국산화시키는데요, 뭘.
  • 착선 2013/01/14 21:45 #

    대한민국 혹은 다른 국적의 어선들은 키리바티에 정박한 뒤, 혹은 영해에서 배로 어린이들을 끌어들여 성을 매수했다. 일부 소녀들은 항구의 술집에서 승무원들에게 성매매를 하기도 했다. -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 미국 국무부, 2011년 6월

  • 2013/01/14 18:3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착선 2013/01/14 21:50 #

    그런 방법도 괜찮은 효과가 있을 거 같습니다.
  • 망자 2013/01/14 20:29 # 삭제 답글

    성매매가 사라지는 날이 올까요...?
  • 착선 2013/01/14 21:49 #

    아마 그런날은 오지 않겠죠?
  • 이거 2013/01/15 00:23 # 삭제 답글

    해외 원정 성매매는 부풀려진 보고서라는 기사를 얼마전에 봤습니다.
    많은 수의 한국인 여성이 성매매를 하는 것처럼 뉴스가 전달됐지만 사실은 미국 경찰의 예산 부풀리기 관행이라고 하더라구요.
    한 지역에서 수천명에 이른다고 썼지만 실제 단속 결과 열 명이 채 안되는 결과가 나오는 둥 한국인 여성의 미국 성매매는 과장된 뉴스라는 기사였습니다. 링크를 걸지 못해서 아쉽네요.
  • 착선 2013/01/15 01:07 #

    그런가요? 최근 뉴스는 이런게 있더라구요.(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323017)

    말씀하시는 뉴스는 이거이려나요? 인신매매 관련 뉴스이긴 합니다만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100652)
  • 2013/01/22 15:4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1/24 14:0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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