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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은 순수한 상이 아니다《노벨상 스캔들》 by 착선

이 세상에는 많은 상이 있지만, 전 세계가 인정하는 권위를 가진 상은 매우 드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다고도 할 수 있는 상이 바로 노벨상입니다. 매년 노벨상 수상 시기가 다가오면, 언론에서는 누가 노벨상을 탈지 초미의 관심사를 보입니다. 또한 왜 우리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타지 못하냐? 노벨상을 타려면 어떻게 공부시켜야 되나? 와 같은 주객전도된 뉴스기사들이 나오는 것도 매년 있는 레파토리이기도 합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대형 서점들에선 수상자의 작품을 모두 모아 특별전을 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과도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이런 반응들은 그만큼 노벨상이 권위를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노벨상은 심지어 수상자에게 탁월한 건강보조제의 역할도 수행합니다.

노벨상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지난해에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노벨상을 수상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 분야의 최고 권위자임을 입증함과 동시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노벨상이 수여된 과학적 업적들은 물론 탁월한 것들이였지만, 노벨상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습니다. 먼저 '지난해에' 라는 노벨의 유언입니다. 이러한 노벨의 유언은 거의 매번 무시되고 있는데, 상은 대부분 수년 혹은 수십 년 전에 이루어진 업적에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문적 업적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의미와 중요성이 인식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벨이 원래 의도했던 젊고 성실한 과학자나 예술가에게 막대한 상금을 줌으로서 연구와 작업에 어려움이 없도록 한 것이 퇴색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많은 탁월한 노벨상 후보들이 평균 15년의 대기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바람에 수상자 명단에 들지 못하기도 합니다.

지난 50년간의 노벨 화학상과 노벨 물리학상 기록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들은 후보에만 그친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다. 수상자들의 수명이 늘어난 것은 노벨상 상금 때문이 아니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한 앤드루 오스월드는 이렇게 말한다. "지위는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일종의 마법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스톡홀름의 연단을 걸어가는 행위가 해당 과학자의 수명을 2년쯤 연장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슈퍼 괴짜경제학》, p.123 

노벨상이 순수하게 학문적 성취를 겨루는 장인 것만은 아닙니다. 때론 정치적이고, 때론 과학자들간의 알력과 질투가 서려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표하며 위대한 과학적 업적을 이뤘지만, 노벨상 수상자였던 레나르트의 반유대적인 편견과 굴스트란드의 반대 때문에 상대성이론으로 노벨상을 타지 못하고, 광전효과에 대한 논문으로 노벨상을 수상하는 특이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노벨상과 관련해서 수상자와 동등한, 혹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업적을 달성했던 리제 마이트너를 비롯해 조슬린 벨과 같은 탁월한 학자들이 수상자의 조수나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비단 노벨상과 관련된 문제만은 아니며, 아직도 학계에서 이어지는 문제들이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도둑맞기도 합니다. 피치오니는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세그레에게 자신의 방법을 제안했고, 세그레는 공동 실험을 위해 빠른 시일 안에 그를 초청하겠다고 했지만 세그레는 피치오니를 부르지 않고 실험을 실행해 반양성자 발견에 성공합니다. 결국 세그레는 노벨상을 수상했고, 피치오니는 소송을 걸었지만 법원은 세그레의 잘못을 인정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소송을 기각해 버립니다. 공식적으로 법원이 피치오니가 사기를 당했다고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계는 오히려 피치오니를 적대시했는데, 학문적 다툼을 법정으로 가져갔다는게 그 이유였습니다.

또한 노벨상은 노벨의 유언에 있는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이라는 부분을 통해 과학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원소를 이용한 암모니아 합성에 성공해 노벨상을 탄 프리츠 하버의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그는 암모니아 합성을 통해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이루었고, 농업에도 큰 도움을 준 역할을 했습니다. 동시에 하버는 철저한 민족주의자이자 주전론자로서 전쟁에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했고, 가스전의 아버지라는 명예롭지 못한 별명도 생겼습니다. 나치가 집단수용소에서 대량살상에 사용한 독가스도 그의 작품이였습니다. 이런 행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후까지 자신의 행동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전쟁에 대한 벌도 받지 않았으며, 자신의 이름을 단 연구소도 생겼습니다. 이런 일화는 굳이 하버가 아니더라도 많은 과학자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노벨상은, 현대과학이 놀라운 발전을 이룩했던 시기와 맞물려 있습니다. 놀라운 발견과 발명 뿐만 아니라 과학의 어두운 측면들까지 모두 포함하는 노벨상은 그야말로 현대의 지성사라고도 부를 만 합니다. 이 책은 노벨상과 관련된 50가지 스캔들을 다루고 있지만,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노벨상의 권위와 명망을 전복시킬 의도로 씌어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노벨상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순수한 업적들의 경쟁의 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노벨상 수상자나 고매한 심사위원들은 실수를 모르는 영웅들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인 것입니다. 노벨상 수상에 관한 부분에서 인간적인 오류가 있다고 해서 노벨상의 명성이 실추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거의 대부분의 과학적, 문학적 업적들은 분명 인류의 보물들인 것은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노벨상과 관련된 스캔들이 말해주는 교훈들을 잘 경청하고 변화할 수 있다면, 앞으로도 노벨상은 탁월한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덧글

  • 2013/01/22 15: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1/24 13:5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1/24 15:1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1/25 15: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1/25 17:3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zzzz 2013/10/07 19:03 # 삭제 답글

    개쌍도 새누리당원들이 좋아할만한 책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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