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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과 서양은 생각이 다르다《생각의 지도》 by 착선

동양인과 서양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피부색일까요? 아마 이 책을 본 뒤라면, 피부색보다는 사고방식의 차이가 더 동양과 서양을 구분하는 기준에 적합하다고 말할 것입니다. 저자 리처드 니스벳은 영국, 미국식의 서양적 사고방식과 한국, 중국, 일본식의 동양적 사고방식을 실증적으로 비교분석 함으로써 두 가지 방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다소 단순한 이분법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으로 존재하는 차이에 대하여 충분히 논할 수 있고, 이런 논의는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일 것입니다.

서양적 사고방식의 경우 대표적으로 그리스 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자율성을 중시했고, 논쟁 문화를 꽃피웠으며, 관찰을 통한 기본 원리를 추구하는 행위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어떤 사회던 독립성과 상호의존성이 혼재되어 있지만, 서양적 사고방식은 독립성에 강조를 둡니다. 에드워드 홀의 표현을 빌리자면, 서양적 사고방식은 저맥락 사회입니다. 사람을 맥락에서 떼어내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집단을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 개념의 차이는 서양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독특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만들기도 합니다. 독립된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자신을 전체로부터 독립된 존재로 여기며, 개성을 중시하며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합니다.

서양은 부분을 봅니다. 때문에 세상은 단순하고,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 일 자체에만 신경 쓰면 된다고 믿기 때문에 세상이 통제 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양인들에게 이런 생활의 통제감이 개인의 정신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서양은 본성론에 주목합니다. 살인사건에 대한 해석에서 미국 학생들은 사건의 원인이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범인의 내부적 특성인 만큼 상황이 달라졌어도 동일한 사건이 일어났으리라고 말합니다. 이런 단순한 세계관은 기본적 귀인 오류에 취약하고 세상을 보는 눈이 더 좁다는 단점이 있지만, 과학의 영역에 있어서는 매우 유용합니다. 단순한 모델은 검증이 쉽고, 개선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과거 서양의 과학 이론들은 오류의 수정에 수정을 거쳐 현대의 과학 원리를 확립하는 토대가 됩니다.

동양적 사고방식의 경우 대표적으로 중국 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관계를 중시했고, 타협을 추구했으며, 실용적인 정신을 추구했습니다. 어떤 사회던 독립성과 상호의존성이 혼재되어 있지만, 동양적 사고방식은 상호의존성에 강조를 둡니다. 앞에서 말했던 표현을 빌리자면, 동양적 사고방식은 고맥락 사회입니다. 고맥락 사회에서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유동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주변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개인은 각기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할 때, 각기 다른 사람이 된다는 동양의 신념은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인간 관계의 조화를 추구하게 합니다.

동양은 전체를 봅니다. 때문에 세상은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이 자주 바뀐다고 믿기 때문에 세상은 통제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환경을 바꾸기보다는 스스로를 환경에 맞추려고 합니다. 연구 결과 동양인들은 자신을 통제해줄 사람이 주변에 있을 때 더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동양은 상황론에 주목합니다. 살인사건을 해석할 때 동양 학생들은 범인의 주변 환경이 달랐더라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리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런 복잡성 추구 경향은 서양적 판단 방식보다 세상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더 나은 경향을 보이지만, 과학의 영역에서는 유용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과학적 원리를 서양보다 먼저 이해했고 많은 유용한 도구들을 만들어 냈지만, 그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하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점 외에도 동양과 서양은 많은 차이점을 보입니다. 언어학적인 부분에서 동양은 동사를 통해 세상을 보며, 서양은 명사를 통해 세상을 봅니다. 또한 서양은 논리를 중시하고, 동양은 경험을 중시합니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데에는 다른 생태 환경의 영향이 큽니다. 다른 생태는 다른 경제를, 다른 사회구조를, 다른 인식론을 만듭니다. 농경이 주 산업이였던 중세시대에는 서양도 그리 개인주의적이지 않았으며, 중세시대의 서양 농부들은 사고 방식이나 사회적 행동 양식이 동양의 농부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세 이후의 급격한 사회적 변화가 지금의 서양적 사고방식을 만들었습니다. 홍콩의 경우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특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곳입니다. 홍콩 사람들은 동양 문화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보게 되면 동양식으로 사고하고, 서양 문화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보면 서양식으로 사고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반응은 동양계 미국인들에게도 나타납니다.

이런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합니다. 모든 문화가 서구화될 것이라는 견해, 혹은 문화간 차이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두 사고방식의 차이를 연구하면서, 문화적 차이가 수렴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서양적인 것과 동양적인 것이 서로 결합되는 상태에 도달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서양은 점점 동양적인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고방식이 쉽사리 줄어들 수 있냐는 견해에 대해서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특성들은 전적으로 고정되어 있어서 결코 변할 수 없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사회심리학자 조앤 밀러는 문화적 차이가 사회화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밀러에 따르면 어린아이들 사이에서는 문화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사춘기를 지나면서부터 차이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문화적 사회화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동양과 서양이 서로의 사고를 이해함으로써 두 문화의 특성이 함께 공존하는, 더 성숙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덧글

  • 호빵맨 2013/01/25 15:26 # 삭제 답글

    저도 흥미롭게 본 책인데요. 이런 차이를 인정함으로써 서로를 더욱 이해하게 되는 게기가 된다는 말씀 동감합니다.
  • 착선 2013/01/26 16:28 #

    꽤 직관적이면서 재밌는 책이더라구요.
  • 2013/01/25 18:4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1/26 16:2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01/26 23:0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지나가다 2013/11/17 19:30 # 삭제 답글

    세상에 완벽한 100%는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좀 개인적인 측면이 아주 강한데 완전한 개인주의자도 아니며, 어떤 면에선 논리와 경험 둘다를 중시할때도 있거든요. 딱 하나의 완전한 무언가가 되기 보단 여러가지 고루고루 섞어 자신에게 맞는 자신의 이미지를 만드는게 좋은 것 같아요. 간결하지만 포인트 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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