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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서 파생상품은 왜 위험한가?《금융가의 불한당》 by 착선

런던의 베어링스은행은 1763년에 세워진, 고객들에게 자금과 조언을 제공하는 세계 최초의 상인은행입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은행은 파나마 운하의 건설비를 조달했고, 신생 미합중국이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 주를 사들일 때 인수 책임을 지기도 했으며, 영국 왕가의 예금을 관리하는 은행입니다. 베어링스 은행을 이끌어온 베어링 가의 사람들은 세계 20위 안에 드는 회사인 BP의 회장도 있었고, 인도의 총독도 있었으며, 해군장관, 이집트의 영사, 주미 영국대사, 케냐의 총독도 있었습니다. 베어링스 그룹은 그야말로 거대한 금융제국인 것입니다. 하지만 해가 뜨면 지듯이, 영원할 것 같았던 베어링스 그룹에게 몰락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이 거대한 기업을 무너뜨린 것은 경쟁사인 거대 기업도, 자연 재해도, 정부도 아니였습니다. 고작 한명, 이 책의 저자인 닉 리슨이 230년의 역사를 지닌 이 기업을 무너뜨렸습니다.

1967년에 태어난 닉 리슨은 첫 직장부터 가장 유망한 은행으로 꼽히던 모건 스탠리에 들어가 선물 및 옵션 결제부 사원으로 일하게 됩니다. 선물시장에 강한 매력을 느낀 그는 트레이더가 되고 싶었고, 1989년에 베어링스 은행에 들어가게 됩니다. 닉 리슨은 베어링스 은행에서 유능한 직원으로 인정받았고, 입사 3년만에 싱가포르 국제통화 거래소로 가게 됩니다. 겨우 25살의 나이에 선물시장의 스타가 된 것입니다. 리슨은 오사카와 싱가포르의 가격차이를 이용한 지수차익거래를 했는데, 선물과 옵션의 차익거래는 기술적으로는 리스크가 별로 없었지만 이익폭도 아주 적었습니다.

오사카는 매도매수 신청이 스크린상에 입력되므로 시장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즉 스크린에다 임의로 매도매수 신청을 넣어 시장의 흐름을 조작할 수 있으므로, 실매매자들에 의해 형성되는 흐름과는 달라질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배짱 게임이다. - p.63 

1992년 7월 17일은 리슨에겐 운명의 갈림길과 같은 날이였습니다. 고용된 지 얼마 안된 킴 윙이라는 여직원이 20계약을 사라는 고객의 주문을 잘못 알아듣고 팔아버린 것입니다. 이 실수로 2만 파운드의 손실이 생겼고, 본사에 보고하기엔 큰 액수였기 때문에 리슨은 거래 도중 발생한 에러를 관리하는 88888 계좌에 넣어두게 됩니다. 리슨은 킴 윙의 실수를 덮어주었지만 결국 킴 윙은 회사를 스스로 그만두었고, 결국 킴의 실수는 이제 리슨의 책임이 되었습니다. 거래시장은 수신호를 사용했기 때문에 킴 윙의 사례 외에도 계속적으로 에러가 발생했습니다. 리슨은 이 골치아픈 상황이 발생할때마다 88888 계좌를 사용했습니다. 이런 실수가 적발되면 실수한 직원 뿐만 아니라 닉 리슨도 쫓겨날 판이였습니다. 거래에 사용되는 금액들은 거래꾼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액수들이였습니다. 결국 88888 계좌는 점점 커져 가고 있었습니다.

88888 계좌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은 세가지였습니다. 시장이 계속 상승세를 탈 것, 내부 감사를 피할 것, 사이멕스에서 요구하는 증거금을 마련할 것이 중요했습니다. 처음에는 고객들의 여유자금으로 증거금을 마련했지만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스트래들 매도를 시도해 발생하는 이익금으로 충당했습니다. 시장의 상승세를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닉 리슨은 계속 사겠다는 주문을 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런던 본사와 런던에서 온 내부 감사원은 선물시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닉 리슨이 만들어낸 88888 계좌라는 대형폭탄을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폭탄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닉 리슨은 나름 이익도 착실히 내고 있었습니다. 그의 옵션은 시장이 19,000선을 유지하면 그런 대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995년 1월 17일에 고베대지진이 발생하자 시장은 대폭락했습니다. 19,000선을 유지해야 했던 닉 리슨으로선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였습니다. 그는 하루에 옵션으로만 70억 엔을 잃었습니다. 시장은 18,000이하로 떨어지고 있었고 시장을 떠받치려면 무작정 매수하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하루 종일 18,050에 500건 사자 를 외쳤고 시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결국 폭탄이 더 커지는 결과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니케이는 16,960까지 떨어졌고 베어링스 그룹은 자기자본의 두배에 달하는 8억 파운드가 넘는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고 맙니다. 닉 리슨은 싱가포르 감사관들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한 죄, 이익이 난 것처럼 허위보고를 한 죄, 본사에 송금을 요구한 죄, 허위 보고서를 기재한 죄 등 다양한 항목으로 구속되었고 그는 스스로 유죄를 시인했으며, 싱가포르에 있는 타나 메라 교도소에 가게 됬습니다.

유서깊은 대기업을 하루아침에 파산시킨 닉 리슨의 이야기는 금융시장이 왜, 어떻게 도박이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사업에서 계속 성공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닉 리슨도 돈을 벌기 위해 하루종일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손실액을 만회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한때 가장 뛰어난 평가를 받은 트레이더로서 선물, 스왑, 옵션을 다루는 파생상품 시장을 평가하며 히드라의 머리같은 괴물이였다고 말합니다. 


덧글

  • TOWA 2013/04/18 21:17 # 답글

    감사란게 이래서 중요한거군요
  • 착선 2013/04/18 22:48 #

    감사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사건이죠. 독특하게도 저자는 일종의 살아있는 교훈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여져서, 감옥 갔다 와서 다시 잘 활동하고 있다고 하네요.
  • 2013/04/19 04:3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4/22 13:3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10/01 18:0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착선 2013/10/01 22:59 #

    예전에 구글북스에서 그런 서비스를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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