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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가슴은 왜 에로틱한가?《에로틱한 가슴》 by 착선

몇 년 전에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 중 재닛 잭슨의 가슴이 몇초 정도 공중파를 탄 적이 있습니다. 니플게이트라고 불리우는 이 사건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외설 여부는 법정까지 가게 됬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간혹 방송중에 가슴이 노출되는 등의 일이 발생하는데, 이는 분명히 방송사고, 혹은 사건으로 구별됩니다. 그런데 예외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MBC가 만든 다큐멘터리『아마존의 눈물』을 보면 아마존 원주민들의 가슴이 여과없이 방송을 탑니다. 방송에서 아마존 원주민들의 가슴은 보여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은 가슴을 가리지 않고 살기 때문에 가슴이 에로틱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저자 한스 페터 뒤르는 이 책《에로틱한 가슴》을 통해 오늘날의 서구사회 및 전통 사회에 관한 잘못된 이미지가 근대 인간들이 그 이전의 인간들보다 동물적 본성을 더 잘 통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만들어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노베르트 엘리아스의《문명화과정》을 통해 잘 나타나는데, 엘리아스는 문명화야말로 사회적 행동기준의 장기적 발전기준이며 개인의 행위를 외부로부터 규제하는 규범이 문명화과정을 통해 내면화된다고 보았습니다. 엘리아스의 사상은 현대는 중세나 그 이전과 달리 문명화된 사회이며, 이런 생각은 제국주의 시대에 서구 열강이 내세웠던 다른 야만인 국가를 문명화시키는 것은 자신들의 사명이라고 외쳤던 주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뒤르는 현대인들은, 특히 서양의 선진국들의 현대인들은 과거의 사람들과 다른, '문명인'이 되었다는 엘리아스의 주장에 반대의 입장을 취합니다. 엘리아스의 주장에서 현대인들이 문명화되었다고 주장하는 근거 중 하나가 배설, 나체, 섹스 등 수치심을 느끼는 행위들을 사회생활 외부로 내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아마존의 눈물』에 등장하는 아마존 원주민들처럼 나체로 공동생활을 하거나, 일본, 러시아 등지에서 존재하는 혼욕문화 등은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는 원숭이같은 행동이며 문명인이 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뒤르는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도덕적 관점에서 수치심의 기준이 변화한 것이 아니며, 관습상 나체가 통용되는 것이 수치심으로의 해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뒤르에 따르면 나체에 대한 수치심은 인간의 본질에 속하는 것입니다.

뒤르는 자신의 '문명화과정의 신화'시리즈를 통해 학문적으로 주류 패러다임이 된 문명화과정을 반박합니다.《나체와 수치》,《은밀한 몸》,《음란과 폭력》,《에로틱한 가슴》,《성의 실태》에서 여성의 음부에 대한 수치심, 인간의 성이 가지고 있는 폭력성, 가슴이 지닌 의미와 변화과정 등을 통해 주로 서구에서 문명인이 되었다고 자부해왔던 인류는 사실상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과거 일어났던 제노사이드나 전쟁 등의 사상적 기반이 되는 인종차별주의와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뒤르는 오히려 왜 유럽은 여성 육체의 성적 매력 발산을 점점 더 강하게 제한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보다 여성 육체의 성적 상품화가 더 강하게 이루어졌느냐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 책《에로틱한 가슴》에서 뒤르는 엘리아스의 문명화과정을 반박하기 위한 주제의식을 훌륭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문화사로서의 가치도 충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어떻게 가슴을 보여주고 감춰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과거 가슴 윗부분의 공공연한 노출은 귀족의 특권이기도 했고, 나폴레옹 이후 패션계는 도덕적인 경향을 강화시키며 코르셋의 시대를 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대부분의 사회에서 젊고 둥글며 탄력있고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여성의 가슴은 아주 매력적인 것으로 간주한다는 보편성의 확인입니다. 가슴은 인간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부드러운 자극원이며, 가슴은 단순히 시각적이며 촉각적인 면에서 매력적일 뿐 아니라 후각적인 관점에서도 그러합니다. 가슴은 이성을 유혹하면서 동시에 진정시키는 냄새를 발산합니다.

심하게 마른 여자는 우리 눈에 특히 거슬린다. 풍만한 여성의 가슴은 남성에게 특별한 매력을 발휘한다. 왜냐하면 가슴은 여자의 광고 기능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며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 충분한 영양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 쇼펜하우어 

여성의 가슴은 모든 인간 사회에서 남자의 가슴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에로틱합니다. 가슴이 왜 에로틱한지에 대한 설명은 아마 필요없을 것입니다.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가슴은 여성의 엉덩이를 대치합니다. 발정기에 접어들면 엉덩이의 색이 변하는 동물들에게서 알 수 있듯이, 동물에게 있어서 엉덩이는 중요한 매력포인트이며 성을 상징합니다. 인간은 이러한 상징성을 뒷면의 엉덩이 뿐만 아니라 앞면의 가슴에도 가짐으로써 더 나은 종의 사랑을 가능케 합니다. 뒤르가 지적했듯이 수치심은 인간의 본질이며, 여성의 가슴을 에로틱하다고 느끼는 것도 인간의 본질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젊고 둥글며 탄력있고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여성의 가슴에 대한 열망을 굳이 설명하자면, "가슴을 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거지!"


덧글

  • 2013/06/28 14:1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6/28 17:1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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