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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에 숨겨진 흥미로운 이야기들《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by 착선

"너 자신을 알라"는 격언은 시대를 초월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요구에 대해 현대과학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DNA를 통해 우리가 무엇인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전자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존재입니다. 예를 들면 인간은 모두 소닉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닉은, 일본의 게임 회사 세가의 대표적인 마스코트 케릭터의 이름을 말하는 것입니다. 고슴도치 소닉 유전자는 인간을 만들때 사용되는 필수 유전자로, 대칭적 구조를 만듭니다. 다른 사람보다 지나치게 눈이 좁거나 넓은 사람이 생겨나는 것은 이 고슴도치 소닉이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것은 평균과 대칭이라는 요제프 라이히홀프의 지적대로라면, 고슴도치 소닉 유전자는 미의 유전자라고 불러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유전자에 관한 이야기는 곧 인간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인간이라는 작은 몸에 들어있는 유전자라는 방대한 도서관에는 수만 수억년에 걸친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런 방대한 도서관을 찾는 이야기 역시 흥미진진합니다. 노벨상을 받지 못한 경우가 더 찾기 힘들 정도로 쟁쟁한 과학자들, 멘델과 미셔, 모건, 멀러, 미리엄, 왓슨, 크릭 등이 유전자를 발견하고 그것이 무엇인지를 연구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과학사이며 이야기거리입니다.

인간은 물 35L, 탄소 20kg, 암모니아 4L, 석회 1.5kg, 인 800g, 염분 250g, 초석 100g, 유황 80g, 불소 7.5g, 철 5g, 규소 3g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몸 속에는 정말로 인간을 제외한 수없이 많은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인간의 몸 속에 우주가 있다는 사상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코끼리는 물론이고 고양이, 길거리에 피어있는 잡초의 DNA 뿐만 아니라 우리는 바이러스의 유전체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유전체 중 8%는 오래된 바이러스의 유전자라고 합니다. 미토콘드리아 역시 진화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DNA는 다른 생물의 DNA와 섞이면서 진화해왔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의 유전체를 조사한 결과는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중요한 조절 DNA도 제공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면, 우리의 소화관에는 탄수화물을 단당류로 분해하는 효소가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똑같은 효소를 침 속에서도 작용하게 하는 스위치도 주었다. 그 결과, 탄수화물을 포함한 음식은 우리 입 속에서 단맛이 난다. 이 스위치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빵이나 파스타, 곡물에 대한 기호가 발달하지 않았을 것이다. - p.187
손가락이 6개인 사람, 머리가 두개인 사람, 눈이 하나인 사람, 양성을 지닌 사람, 앞다리가 없는 염소. 우리는 이러한 기형적인 생명체를 보며 매우 놀라워합니다. 과거에 이러한 괴물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매혹과 공포, 찬탄과 경멸, 신성화와 모독이라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게 했습니다. 대다수의 사회에서 괴물은 배척받게 되었고, 대중은 이런 존재들을 불완전한 자연이 만들어낸 실수라는 편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유전자적인 관점에서 돌연변이는 현재의 정상적인 인간을 만든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22만 년 전에 등장한 돌연변이 apoE유전자 덕분에 우리는 육식을 할 수 있게 되었고, 20만 년 전에 등장한 돌연변이 헤어스타일 유전자 덕분에 미용사들이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이시도르 조르푸아 생틸레르의 지적처럼 괴물들은 자연의 실수가 아니며, 그들의 엄격하게 결정된 법칙과 규칙이 적용됩니다. 이는 동물계를 규정짓는 규칙, 법칙과 동일합니다. 한마디로 괴물 역시 정상적인 존재인 것입니다. 세상에 괴물이란 없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선형적이고 이성적이며 질서정연한 세계에서 성장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가정하면 발생의 소용돌이를 제대로 포착할 수 없다. 기형들은 그런 소용돌이를 반영한다. 기형은 우리의 감각을 거스르며 우리의 자기만족에 도전장을 내밀 뿐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고정관념에 맞서게 한다. -《자연의 농담》p.56
톡소포자충과 고양이 애호가의 이야기는 우리가 절대 인지할 수 없는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리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우리는 애인에게 두근거리는것이 사랑 때문인지 페로몬 때문인지 부정맥이 안 좋기 때문인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DNA가 보여주는 이야기들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위대합니다. 유전자가 척추측만증을 주더라도 우사인 볼트는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 냈으며, 어떤 사람이 아인슈타인과 동일한 유전자와 뇌를 지녔다고 해서 상대성이론을 창시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되지 않습니다. 저자 샘 킨은《사라진 스푼》에서 화학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풀어낸 바 있는데,《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에서는 한층 더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전 또한 그의 유전자하곤 상관없는 그만의 능력일 것입니다.


덧글

  • 2014/07/02 15:1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7/06 15:3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고라파덕 2014/07/23 01:16 # 답글

    아주 흥미로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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