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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명암《제2의 기계 시대》 by 착선


최근에 유튜브에 인상적인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엔 자동차로 주차를 하는 장면과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는데, 인상적인 점은 그것이 모두 인간의 손을 거치지 않은 자동이라는 점입니다. 자동차는 전진, 후진, 평행정렬을 하며 자동으로 주차에 성공했고, 고속도로에선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을 이용해 사실상 무인운전을 해냈습니다. 더 인상적인 점은 이 차량들이 연구소에서 연구중인 시험용 차량이 아닌 현재 시판되고 있는 차량이라는 점입니다. 구글은 자사의 시험용 차량으로 자동주차, 고속도로주행에 이어 시내주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SF영화나 소설에서나 볼 법한 일이 바로 눈 앞의 현실에 다가와 있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운전하고, 춤추고, 사고하는 일들은 로봇은 해낼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기계의 가능성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인간에게 승리한 유명한 체스 컴퓨터 딥블루를 시작으로 자동 주행 자동차가 등장했고, 뉴스를 쓰는 기계마저 등장했습니다. 인간의 전유물로 생각했던 영역으로의 침입은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운전자라는 직업이 사라질 시대, 대부분의 기자들이 사라질 시대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루 맥아피는 그것을 제2의 기계 시대라 부릅니다.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루 맥아피는 사회를 급변시킬 제2의 기계 시대를 디지털로 인한 변화라고 말합니다. 디지털이 사회적 흐름이 된 지는 오래되었지만, 반도체의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처럼 초기엔 그 변화치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배수로 증가하는 그 성질처럼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엔 그 변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루 맥아피는 이런 디지털 시대의 변화가 산업혁명 변화의 과정과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산업혁명도 초기엔 전기와 같은 새로운 혁신이 등장하더라도 그것을 활용해 발전하기까지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나자 새로운 혁신은 엄청난 탄력을 받고 신성장동력이 됩니다.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루 맥아피는 바로 지금이 디지털로 인한 기하급수적 성장기가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동시 위치 추적 및 지도작성(SLAM)이라는 문제에 몰두했다. 대다수의 사람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수행하는 일을 기계에게 가르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임이 드러났다. 2008년의 한 논문에는 로봇공학의 근본적인 도전 과제 중 하나로 지목했다. 이 문제는 너무나 어려웠기 때문에 해결에는 실질적으로 진척이 없었다. 이 논문이 발표되고 겨우 2년 뒤에 150달러짜리 비디오 게임 주변 기기가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다. 2010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게임 플랫폼에 딸린 감지기기인 키넥트를 선보였다. 밴쿠버에서 열린 시그래프 박람회에서 연구진은 키넥트를 이용해 로봇공학의 오랜 도전 과제인 SLAM을 해결했음을 보여주었다. - pp.73~74
디지털이 사회의 신성장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런 디지털 사회의 특징은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과 혁신동력으로 재조합을 이끌어내는데 있습니다. 오늘날 생산성 향상을 이끄는 디지털 요소들은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그 제약이 적어 엄청난 속도로 전파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분야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재조합 혁신은 세계적인 학자들도 풀지 못했던 천체물리학계의 난제를 은퇴한 무선 주파수 기술자가 풀고, 소수의 전문가가 풀지 못하는 문제를 대학교 교양수준의 지식을 익힌 다수의 대중이 풀어내는 시대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재조합은 그 특징상 하나의 새로운 혁신이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즉 재조합할만한 것들은 아직도 무궁무진하기에, 우리가 이뤄낼 수 있는 혁신들도 무궁무진하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혁신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혁신이기 때문에, 사회의 파이를 더욱 커지게 만듭니다. 즉 풍요의 시대를 만듭니다.

번영의 엔진은 기술 진보이고, 기술 진보의 엔진은 사람이다. 아이디어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사람이 많으면 아이디어도 많아진다. 아이디어가 많으면 우리는 번영한다.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은 아이를 가질 때 그것은 언제든지 기뻐해야 할 경사다. 그 아이들이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게 거의 확실한데, 다른 누군가가 그들의 양육을 모두 떠안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출산에 대해 기꺼이 보조금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발칙한 경제학》
그러나 동시에 디지털 혁신은 빈곤의 시대를 가져옵니다. 그 이유는 운송기술이 개선되고 네트워크가 표준화된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디지털이 만드는 풍요는 그 특성상 전세계에 영향력을 미칩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그 외 수많은 유용한 앱들, 그리고 디지털 시스템으로 더 효율적으로 변하는 기업들은 우리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디지털이 가져다주는 부는 소수에게 집중됩니다. 과거엔 세계 1위의 실력을 지닌 축구선수라도 봉급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가 동원할 수 있는 관중은 경기장의 수를 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위는 아니더라도 그에 크게 밀리지 않는 사업자들도 나름대로의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선수는 전세계의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그 봉급도 그 영향력만큼 상승합니다. 과거에 존재했던 공간적, 시간적, 금전적 제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디지털은 공간을 초월하고, 시간을 통일하며, 한계비용을 제로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 전체를 독차지하는 슈퍼스타와 다수의 빈자가 존재하는 사회, 승자 독식 사회를 만들어냅니다.

디지털 혁신이 지닌 이 두가지 특징에 대해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루 맥아피는 안타깝게도 이대로 계속된다면 빈곤이 풍요를 억압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혁신이 만들어낸 부가 불평등을 만들어내고, 그 불평등이 혁신을 저해한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자 제이슨 디베커와 브래들리 하임 연구진은 1987년부터 2009년에 걸친 세금 환급 자료를 조사한 결과를 내놓았는데, 밑바닥과 중간에 있는 사람들은 생애 내내 같은 지위에 머물러있는 경우가 많으며, 그들의 가정 역시 세대가 바뀌어도 같은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것은 경제나 사회의 건강에 좋지 않은 일입니다.

번영은 혁신에 의존하며 모두를 위한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혁신 잠재력을 낭비하게 된다. 즉 우리는 또 다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이 어디서 나올지 알지 못하며, 그것을 창조할 인물이 어쩌다 학교에 들어가지 못해 대학에 진학할 수 없게 된다면,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다. 미국은 대체로 혁신과 투자에 보상해왔기에, 지난 200년 동안 수많은 혁신과 경제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그것은 진공 상태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엘리트나 다른 편협한 집단이 정치권력을 독점하여 그것을 사회 전체를 희생시키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을 막는 특정한 정치 제도의 집합이 그것을 뒷받침했다. - p.218
절대다수의 빈곤은 디지털 혁신이 지닌 특징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제2의 기계 시대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데서도 비롯된다고 지적합니다. 오늘날 쓰고 읽고 말하고 외우는 교육체제를 재고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 암기식 교육은 디지털 시대엔 전혀 쓸모가 없으며, 디지털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의 능력들, 창조력, 아이디어 등을 교육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산업혁명이 가져다 준 혜택들, 자동차, 전화기 등이 인간의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시켜줬다면, 제2의 기계 시대엔 새로운 기술들이 정신의 한계를 극복시켜주면서 동시에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2의 기계 시대에 중요한 것들은 무엇보다도 혁신을 이끌어내는 창의성과 개성,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해줄 민주주의와 자유일 것입니다.


덧글

  • 2014/11/11 14:5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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