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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라면, 반역하라《과학은 반역이다》 by 착선

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담배가 해롭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담배의 유해물질이 사람의 몸에 미치는 효과가 알려지기 전은 물론이고, 알려지고 난 뒤에도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은 담배가 괜찮다고 믿었습니다. 담배가 해롭다고 말하는 과학자도 있었지만, 담배가 괜찮다고 말해주는 과학자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담배회사에 고용되어 담배가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한 과학자들을 훗날 데이비드 마이클스는 "그들은 편향된 데이터와 거짓 추론 그리고 논리적인 잔재주가 뒤범벅된 그 무엇이다. 숨겨진 데이터, 특정 결과를 염두에 둔 추론, 공격적인 독단주의, 그러므로 다시 말해 완전한 사기인 것이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합니다. 그것은 간디의 말마따나 인간성 없는 과학이었습니다.

저자 프리먼 다이슨은 슈뢰딩거 다이슨 방정식으로 알려진 원로 물리학자입니다. 그는 과학자라면 반역자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과학의 역사는 반체제의 역사였으며, 과학자의 반역 기질과 지적 역량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토머스 골드, 조지프 로트블랫, 아인슈타인, 노버트 위너, 리처드 파인만 등 수많은 과학자들은 모두 훌륭한 반역자들이었습니다. 과학은 반증적이어야 한다고 칼 포퍼가 말한 것처럼, 그들은 자신의 연구분야에서 반증적이었습니다. 과거의 유산들, 기존의 체제에 대항해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은 반역자의 몫이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사회적으로도 반역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국가적 교만과 문화적 금기를 경멸했고, 자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에 안된다고 외쳤습니다.

오늘날 상대성 이론 하면 누구나 말하는 이름은 아인슈타인입니다. 그러나 많은 과학적 업적이 그러하듯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개념을 내놓은 과학자는 또 있기 마련입니다. 아인슈타인 말고도 상대성이론에 접근한 과학자는 바로 푸앵카레였습니다. 당시 인지도만 놓고 보자면 푸앵카레가 더 유명했고, 상대성이론의 창시자로 불리게 될 사람도 푸앵카레가 더 유리했습니다. 그러나 상대성이론은 아인슈타인의 것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푸앵카레는 보수적인 성향이었던 반면, 아인슈타인은 반역적이고 혁명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푸앵카레는 가능하면 옛 이론들을 고수하려 했고, 에테르 개념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낡은 기준을 모두 걷어버리고, 더 단순하면서 더 우아한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유럽인에게 보내는 선언'이라는, 평화를 위한 반론을 자기 이름으로 발표한 유명한 학자는 단 한 사람,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뿐이었다. 그는 명성 높은 베를린의 카이저 빌헬름 인스티튜트에 막 부임했던 차였다. 자기 생각을 그렇게 공적으로 유포한다면 탄압하겠다는 협박이 없었을 리가 없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냉정했다. "평화주의는 나를 지배하는 본능적인 감정이다. 어떤 식의 이론이 아니라 모든 종류의 증오와 잔혹성에 반대하는 마음 깊은 곳의 저항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단순한 평화주의자가 아니라 투쟁적인 평화주의자였다. "평화와 같이 자신이 믿는 어떤 것을 위해 죽는 일이 전쟁과 같이 자신이 믿지 않는 어떤 것을 위해 괴로워하는 것보다 더 낫지 않은가? 대중은 선전에 중독되지 않는 한 결코 전쟁을 열망할 수 없다." -《크리스마스 휴전, 큰 전쟁을 멈춘 작은 평화》
맨해튼 프로젝트는 과학사적 관점에서 큰 발전임과 동시에 과학자들이 군사 권력이나 기업 권력을 위해 일할 경우 과학과 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재앙이 어떤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모든 국가에서 핵무기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설득하고, 첫 삽을 뜬 사람들은 정치지도자가 아니라 과학자였습니다. 전쟁과 개인적 성취 속에서 과학자들은 반역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핵분열이 발견되었을 때 물리학자들은 경쟁자들보다 나은 성취를 인정받기 위해 설전을 벌였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과학적 성취를 공공의 위험보다 더 중요시했던 것입니다. 반면 DNA 재조합기술이 발견되었을 때 생물학자들은 위험한 신기술의 이용을 제한하고 규제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그들은 과학적 이론 그 이상의 것을 보았습니다.

세탁기가 가정주부의 노동력을 크게 해방시켜준 것처럼, 윤리적 문제를 거의 일으키지 않으면서 개인 규모로 작동하는 기술은 개개인의 삶을 윤택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점점 오늘날의 과학은 일반인들,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순수과학은 일상과 거리가 아주 먼 심원한 문제들에만 집중하기 시작했고, 응용과학은 이윤을 내고 팔 수 있는 상품연구에만 집중합니다. 가난한 사람들보다 부자들이 신상품에 더 많은 돈을 낼 수 있으므로, 시장주도형 응용과학은 점점 부자들을 위한 기술개발에 전념하며, 결과적으로 부의 분배에 불평등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과학에 필요한 것은 빈자들을 위한 새로운 필수품이며, 시장주도형 자본주의에 대한 반역자들입니다. 과학이 계속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하고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몰아주며 발전한다면, 비이성적이고 폭력적인 해결책들에 의지할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고합니다.

연구 성과는 또한 현재의 연구 환경과 관련이 있다. 연구에 열성적인 동료가 있으면 도움이 되듯, 설비와 기자재 역시 성과의 차이를 만든다. 크게 성공한 과학자들은 막강한 지원을 약속받고 채용될 가능성이 높고, 그래서 든든하게 지원을 받으며 연구하기 때문에 경력이 쌓일수록 성과 차이는 점점 더 커진다. -《경제학은 어떻게 과학을 움직이는가》p.71
과학자는 연구를 해야 하며, 연구를 위해선 기업이나 정부의 자본이 필요합니다. 기업과 정부는 자신의 뜻에 반하는 연구를 위해 자본을 지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때문에 이런 자본에 반역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반역의 길을 가지 못하고 기업논리를 충실히 외치는 과학자가 되거나,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침묵하는 과학자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역자는 존재해왔으며, 현재도 미래도 반역자들은 필요합니다. 언제나 훗날 긍정적으로 평가될 과학적 업적은 윤리적 진보가 함께해 왔습니다. 시장논리에 반역하며 돈없는 아이들을 위한 신약을 개발하는 것, 모두가 전쟁의 광기에 휩싸여 있을 때 평화를 외치는 것, 모두에게 똑같은 교육이 강요될 때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하라고 말하는 것 모두 반역자의 몫입니다. 우리는 그런 반역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오 캡틴, 마이 캡틴"

덧글

  • 2015/08/20 13:5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9/02 09:5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9/02 15:4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임희진 2015/08/21 02:15 # 답글

    그런면에서 제가 부러움을 느끼는 사람은 캐번디시 경입니다. 접촉없이 말 몇마디 안 하고도 왕립학회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었을만큼, 물려받은 재산과(연구비) 연구성과도 탁월했다고 합니다. 반면 오늘날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스폰서가 중요합니다.
  • 착선 2015/09/02 09:58 #

    과학의 역사를 봐도 무슨 귀족에게 전폭적인 후원.. 이런게 많이 들어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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