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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자는걸 두려워말라《각방 예찬》 by 착선


집에서 가장 중요한 개인적인 공간은 역시 침대가 있는 침실입니다. 그런 개인적인 공간을 누군가와 함께 쓴다는 것은, 육체적 관계 이상의 깊은 애정의 상징이나 다름없습니다.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파트너와 같이 쓰는 침대는 성역이며, 신성시되어 왔습니다. 동시에 침실에서의 배신은 관계의 종말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파트너가 다른 사람과 불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묘사하는 공간 역시 침실입니다. 사람들에게 배우자와 각방을 쓰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절반 이상이 "절대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침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아직도 한 방에서 잠을 자야 원만한 파트너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침대를 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불화는 파트너 관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코를 너무 골아서, 이불을 너무 가져가서,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아서와 같은 다양한 이유로 사람들은 매일 밤 잠을 설치고, 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침대라는 공간의 특수성과 과거와 달라진 개인에 대한 인식은, 점점 한 침대에서 잠을 자는것에 대한 회의감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전국수면재단 연구에 따르면, 한 방에서 잠을 자긴 하지만 침대를 따로 쓰는 부부가 전체의 25%에 달하며, 침실을 따로 쓰는 부부는 10%에 달합니다. 사람들은 점점 변화하고 있습니다.

층간소음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층간소음 분쟁이 어느 한 시기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미디어나 문화적 이유 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층간소리가 소음이라고 받아들이면서부터였습니다. 과거에 이웃집에서 나는 소리는 당연한 소리였지만, 그것이 지금은 소음입니다. 침대를 사용하는 문화에 대한 변화도 이와 같은 것일 수 있습니다. 과거 결혼문화에서 부부가 되는 순간, 개인으로서의 침대 사용방식은 모두 사라지고 부부 공통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적응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부부가 된 이후에도 개인의 삶의 방식을 유지해야 합니다.

잘 풀리는 부부 생활이란, 한 사람이 배우자에 대한 사랑을 유지하는 방식을 계속 새로이 만들어 가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자기만의 흔적을 찾아내는 방법도 배워 가는 기나긴 이야기다. 서로 내밀하고 강렬하게 다가서는 장소인 침대는 상황 변화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고 분명히 드러낸다. 최선 또는 최악을 향해가는 그 변화를 말이다. - p.59
침대에서 잠을 자는 모습은 그 사람의 개성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안경을 쥐고 자는 사람, 옷을 다 벗고 자는 사람, 침대 위에 물건을 마구 올려놓고 잠을 자는 사람, 이불에 주름이 있으면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 이런 수없이 많은 개성이 부부가 되는 순간, 일정 부분을 상대에게 양보해야 합니다. 사랑에 불타오르는 연애시절, 신혼시절엔 자신의 모든 모습을 포기하더라도 상대의 품에 안기기만 하면 행복했지만, 그것이 평생 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개인성은 다시 고개를 들고, 파트너의 개인성과 격돌합니다.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파트너의 개인성이 조화롭게 맺어진다면 천생연분이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미디어에서, 문화적으로 각방을 쓰는 것은 커플의 종말이며,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참고 살라고 압박을 가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각방을 쓰는 것은 갈등을 해소하고 정신-육체 건강을 다 챙기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부부 사이를 돈독하게 만든다고 조언합니다. 침실에서 파트너에게 불만이 있다면, 한 개의 이불에서 두 개의 이불로 바꿔보고, 한 방의 한 개의 침대에서 한 방의 두 개의 침대로 바꿔보고, 그래도 안되면 두 개의 방으로 바꿔도 된다고 말합니다. 상대의 코골이에 스트레스를 받고 화풀이하며 싸우는 것보단, 각자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모닝커피를 마시며 사랑의 키스를 나누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파트너에게 사랑을 표현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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